엔딩을 통한 정의구현도 좋지만, 정이 들대로 들어버린 주인공 3인의 생사에도 궁금증이 쏠린다. 종영을 딱 2회 남겨둔 tvN 드라마 '시그널'(극본 김은희, 연출 김원석)의 이야기다. 결말은 김은희 작가에 달려있고, 이미 집필과 촬영은 모두 완료됐다.
◇김은희 작가의 불안한 '전작'들
김은희 작가가 집필했던 전작 '유령'과 '싸인'의 주인공들이 모두 죽음을 맞았다. 그래서 혹자는 김은희 작가를 '주인공 킬러'라 부르기도 한다.
앞서 '유령'은 시작과 동시에 주인공 김우현(소지섭)이 죽음을 맞이하며 충격을 안겼다. 이후 박기영(최다니엘)이 페이스 오프를 해서 그의 역할을 대신했다. '싸인' 역시 최종회에서 윤지훈(박신양)이 미녀살인마 강서연(황선희)에 독살 당했다. 자신의 목숨을 던져, 결국 강서연을 살인 혐의로 체포한 것.
이 때문에 '시그널' 역시 박해영(이제훈), 차수현(김혜수), 이재한(조진웅) 모두가 살아나는 해피엔딩이 없을 것이라는 추측이 짙은 상황. 더욱이 이미 이재한은 현재에 죽은 상태고, 차수현은 이미 죽었다가 한 번 다시 살아난 모양새다. 이로 인해 오히려 엔딩에서는 그간 극을 이끌었던 박해영이 모두를 구하고 죽음을 맞는 것 아니냐는 예상도 충분히 가능하다.
모두의 바람처럼 세 사람 모두가 살아나는 해피엔딩을 배제할 수는 없다. 실제 사건들을 모티프로 했고, 시청자의 속을 시원하게 해줬던 '시그널'이 마지막까지 희망을 품게 해주길 기대를 걸어보는 거다. 늘 현실감 있는 엔딩으로 적잖은 충격을 남겼던 김은희 작가가 이번에는 과연 모두를 살려줄지, 아니면 '주인공 킬러'라는 명성에 걸맞게 누군가에게 죽음을 안겨줄지, 2회가 남았다.
◇조진웅→김혜수 "30년 놀림감"…'복선'일까
이재한과 차수현이 과거 구급차 안에서 주고 받은 대화가 혹시 복선으로 작용해 두 사람에게 해피엔딩을 안기진 않을까 하는 추측도 있다.
지난 5일 방송된 tvN 금토드라마 '시그널'(극본 김은희, 연출 김원석) 14회에서 이재한은 차수현을 돕다가 용의자의 칼에 찔려 구급차로 후송됐다. 이 과정에서 칼에 찔린 이재한과 서럽게 울먹이는 차수현이 주고받은 대화를 복선으로, 이재한과 차수현의 생존을 보는 시선도 있다.
"많이 아프냐"고 걱정하던 수현에게 재한은 "그럼 아프지 간지럽겠냐"고 무뚝뚝하게 대응하지만, 수현이 쏟아낸 눈물에 "그만 울어. 안 죽어"라고 멋쩍게 위로한다. 이에 수현은 "죽을지 안죽을지 어떻게 알아요"라고 오열, 당황한 재한은 "이거는 한 30년 놀림감이야"라고 내뱉는다. 이후 수현의 눈물 고백이 이어졌다.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던 두 사람과, '30년'이라는 시기 등이 15년이 지난 현재 백골 사체로 발견된 이재한의 생존을 이끌어내지 않을까에 대한 기대감이다. 이미 제작진이 과거와 현재의 무전으로 인해, 삶과 죽음이 뒤바뀌는 타임워프 경험을 수 차례 보여줬던 만큼, 초반부터 끌어왔던 이재한의 죽음의 결말이 뒤바뀔 수 있을 가능성은 짙다.
◇"무전으로 뭔가를 바꾸면 댓가를 치러야 한다"
문제는 극중 박해영의 대사다. 늘 진지한 표정으로 확신에 찬 이야기를 쏟아내는 박해영은 무전에 대한 자신의 판단을 나열했다. 과거가 바뀌면 현재도 함께 변화한다는 이야기, 바로 '타임워프'다.
박해영은 "무전을 통해서 원래 죽었어야 할 사람이 다시 되살아났고, 전혀 상관없던 사람이 죽기도 했다", "무전으로 뭔가를 바꾸면 그 댓가를 치러야 했다. 모든 게 엉망이 되버릴 수도 있다"는 발언도 의미심장하다.
실제로 이제껏 '시그널'에는 과거가 변해 현재가 수시로 바뀌었다. 죽었던 사람은 되살아났고, 죽지 않았던 사람의 인생을 뒤바뀌었던 것.
때문에 이재한이나 해영의 형 박선우를 살린다고 하면, 분명 현재의 많은 것들이 뒤바뀔 수 밖에 없다. 그 뒤바뀌는 현재에는 또 다른 누군가의 죽음이 담보될 수도 있다는 소리다. 결국 여전히 주인공 3인의 생사가 보장되지 않았다는 점은 남은 2회를 시청하는 이들의 심장을 더 쫄깃하게 만드는 요소가 됐다. / gato@osen.co.kr
[사진] tvN 제공. '시그널' '유령' '싸인'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