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봄 시작하는 여러 편의 MBC 드라마가 지난해 빚어진 ‘그예 신드롬’을 이어갈 수 있을지 궁금증이 쏠린다.
지난해 겨울 방송된 수목극 ‘그녀는 예뻤다’(이하 그예)는 13회에서 18%(닐슨코리아 제공·전국 기준·이하 동일)의 전국 시청률을 기록하며 안방 시청자들의 독보적인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그예’가 종영한 이후 이상기후 등의 영향으로 하향세를 기록해오고 있다. 조직 보스의 가족애를 그린 ‘달콤 살벌 패밀리’가 탄력을 받지 못하고 9.1%의 전국 시청률로 퇴장했기 때문이다.
또 이혼 남녀의 사랑과 우정을 그린 ‘한 번 더 해피엔딩’ 역시 초반에는 관심을 받았으나 뒤늦게 수목극 전쟁에 돌입한 KBS2 ‘태양의 후예’로 인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군 복무를 마친 송중기의 복귀작인 데다 100% 사전 제작, 김은숙 작가의 여심을 공략하는 대사 행렬, 아름다운 영상미 등 성공 요건이 충분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태양의 후예’의 공격적 행보로 인해 ‘한 번 더 해피엔딩’ 후속으로 방송될 ‘굿바이 미스터 블랙’은 잔뜩 긴장하고 있다. 새 수목극 ‘굿바이 미스터 블랙’은 몬테크리스토 백작을 모티브로 한 남자의 강렬한 복수극에 감성 멜로를 더한 드라마다. 인기가 높은 이진욱, 문채원, 김강우 등의 출연과 태국 방콕 해외 로케 촬영으로 주목을 끌어 모으고 있지만 막강한 경쟁자가 군림하고 있어 복병이 없는 것은 아니다.
MBC 측 한 관계자는 OSEN에 “24%를 독파한 ‘태양의 후예’로 인해 ‘굿바이 미스터 블랙’이 만족할 만한 시청률을 얻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앞으로 진행될 제작발표회에서도 (‘태양의 후예’와 비교한)시청률과 관련된 질문만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방송 중인 월화극 ‘화려한 유혹’은 범접할 수 없는 상위 1% 상류사회에 본의 아니게 진입한 여자가 일으키는 파장을 다룬 드라마다. 높은 수치는 아니지만 12.7%(3월7일 방송분)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시청자들의 꾸준한 사랑받고 있다. 하지만 동 시간대 방송 중인 SBS ‘육룡이 나르샤’로 인해 방송 내내 시청률 1위에 올라서진 못했다.
이로 인해 후속작 인 팩션 사극 ‘대박’과 같은 날 첫 방송하는 복수 멜로 ‘몬스터’의 행보에 기대가 쏠리고 있다. 권력집단의 음모에 가족과 인생을 빼앗긴 남자의 복수를 그리는데, 베일에 싸인 특권층의 추악한 민낯과 진흙탕에서도 꽃망울을 터뜨리는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를 하겠다는 제작진의 계획이다. 두 드라마 가운데 누가 우위를 점할지 지켜봐야할 일이다.
‘내 딸 금사월’로 고정 시청층을 확보한 주말극 ‘결혼계약’은 선방했다. 지난 5일 첫 방송된 ‘결혼계약’은 17.2%를 기록, 동시간대 방송된 KBS 1TV ‘장영실’(11.5%), ‘미세스캅2’(9.2%)를 꺾고 1위를 했다. 이튿 날 방송에서도 18%를 나타내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34.9%라는 ‘내 딸 금사월’의 행보를 따라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들쭉날쭉한 화제성으로 2016년 MBC드라마가 쾌청하다고 단언할 수는 없는 분위기다.
MBC 측 한 관계자는 “지난해 ‘내 딸 금사월’ 말고도 ‘킬미힐미’ ‘그녀는 예뻤다’ ‘퐁당퐁당 러브’ 등 다양한 드라마가 있었다. 웹드라마 같은 새로운 장르도 있었다”며 “올해에도 ‘더블유’ ‘운빨로맨스’ 등 다양한 작품 준비하고 있다. 월화도 과감하게 가려고 한다”고 기대감을 당부했다./ purpli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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