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폐 따윈 없다. 자신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또 사랑을 쟁취하기 위해 먼저 행동하고 당당하게 맞선다.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고 실수를 하게 되면 피하지 않고 쿨하게 사과한다. '태양의 후예' 속 송혜교와 김지원 얘기다. 그리고 이들과는 설정 자체가 달라서 더 특별한 '돌아와요 아저씨'의 오연서 역시 속 시원한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매료시키고 있다.
송혜교와 김지원은 현재 신드롬급의 인기를 얻고 있는 KBS 2TV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극본 김은숙 김원석, 연출 이응복 백상훈)에서 흉부외과 전문의 강모연과 알파팀 파병 군의관 윤명주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치고 있다. 이 두 사람은 군인인 유시진(송중기 분), 서대영(진구 분)과 전쟁처럼 치열한 사랑을 하고 있는 중이다.
먼저 강모연은 '생명은 존엄하고 그 이상을 넘어선 가치나 이념은 없다'라는 사명감으로 죽어라 환자를 살리기 위해 애를 써왔다. 그러다 운명처럼 유시진을 만났고, 단번에 호감에 사로잡혀 점점 가까워졌다. 하지만 이도 잠시. 강모연은 유시진과는 다른 삶, 다른 이념을 가지고 살고 있음을 깨닫고는 이별을 고했다.
하지만 8개월 후 두 사람은 우르크에서 다시 만났고, 애틋한 사랑을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물론 연인 사이라고 하기엔 여전히 거리가 있지만 두 사람이 보여주는 눈빛의 떨림이나 돌직구 고백은 시청자들까지도 설레게 만든다. 특히 유시진의 달달한 진심들을 끌어내게 만드는 강모연의 귀엽고 사랑스러운 행동들은 송혜교라는 배우를 통해 더욱 더 빛이 나고 있다.
로맨틱 코미디에 공식처럼 등장하는 밀당이나 제 3자로 인한 오해, 질투는 이 두 사람 사이에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일과 사랑, 모든 것에서 솔직 당당한 두 남녀만 있을 뿐이다. 그렇기에 두 사람이 의기투합해 아랍 의장의 목숨을 구하는 수술을 단행하는 장면은 시청자들에게 절대 잊을 수 없는 강한 인상을 남길 수 있었다.
반면 윤명주는 서대영과 가슴 시린 사랑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 특전사령관의 무남독녀 외동딸이자 육사출신 군의장교 중위로 엄청난 포스를 자랑하고 있는 윤명주이지만 손에 잡히지 않는 서대영 때문에 가슴앓이를 하고 있다.
윤명주는 우르크 파병을 떠난 서대영을 따라 파병을 자원했다. 아버지 윤중장(강신일 분)이 눈을 부릅뜨고 이를 말렸지만 윤명주는 요지부동. 오히려 "이번에도 또 제 파견 막으시면 중위 윤명주와 딸 윤명주 그 둘은 확실히 잃으실 겁니다"라는 협박 아닌 협박까지 했다.
그리고 "서대영은 내 뜻을 헤아려 군인으로 남아줬다”라고 말하는 윤중장에 "그건 아버지가 훌륭해서가 아니라 서대영 상사가 진짜 군인이기 때문입니다. 그게 제가 그 사람을 사랑하는 이유입니다. 놓칠 수 없는 이유"라고 자신의 마음을 숨기지 않고 드러냈다. 그간의 드라마 속 여자 캐릭터들이 집안의 반대에 부딪히면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던 것과는 너무나 다른 모습이다. 윤명주는 오히려 도망만 가는 서대영을 붙잡기 위해 고군분투를 하고 있었다.
이렇게 어렵사리 서대영이 있는 우르크에 도착을 했지만, 서대영은 다시 특전사령관의 명을 받고 국내로 돌아가야 했다. 결국 윤명주는 그토록 참고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고, 서대영은 윤명주를 꼭 안아주고는 다시 이별을 고했다. 하지만 윤명주와 서대영의 사랑은 여기서 끝난 것이 아니다. 몸은 멀리 떨어져 있어도 마음만은 서로를 간절히 원하고 있었기 때문. 과연 두 사람이 집안의 반대를 뛰어넘고 행복한 사랑을 이뤄낼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마지막으로 오연서는 두 저승 동창생들의 좌충우돌 이승 귀환기를 그려낸 휴먼 판타지 코믹 드라마인 SBS 수목드라마 '돌아와요 아저씨'(극본 노혜영, 연출 신윤섭)에서 조폭 출신 요리사 한기탁(김수로 분)이 역송 체험을 하는 한홍난 역을 맡아 놀라운 코믹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진짜 김수로처럼 보여야 하는 숙제를 떠안은 오연서는 스스로도 이 홍난 역을 연기하는 데 있어서 고민과 걱정을 많이 했다고 한다. 아무래도 여배우이다 보니 남자 연기를 한다는 것에서 한계가 있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뚜껑을 연 '돌아와요 아저씨' 속 오연서는 상상 이상의 싱크로율과 망가짐을 불사한 코믹 연기로 시청자들의 호평을 얻고 있다.
특히나 이 홍난은 한기탁이 환생한 캐릭터이다 보니 불량배들에게 거침없이 독설을 날리고 주먹을 휘두르곤 하는데, 그 결과가 어찌되었든 간에 여성 시청자들의 속을 시원하게 만들어주고 있다. 또한 강기탁은 자신이 죽고 난 뒤 더욱 힘든 상황이 되어 버린 첫 사랑 송이연(이하늬 분)을 돕고 있는데, 이 때도 막힘없는 언변과 행동으로 보면 볼수록 빠져들 수밖에 없는 마성의 매력을 마구마구 발산하고 있다. 비록 '태양의 후예'에 밀려 시청률 면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긴 하지만, 홍난을 선택한 오연서의 과감한 도전은 박수를 받아 마땅하다. /parkjy@osen.co.kr
[사진] KBS, SB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