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인이 오열 연기로 다시 한 번 탁월한 캐스팅임을 증명했다.
지난 7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육룡이 나르샤’ 45회에서는 척사광(한예리 분)으로부터 죽음을 맞은 조영규(민성욱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오랜 벗이자 충신을 잃은 이방원(유아인 분)은 이를 계기로 ‘킬방원’으로 각성하게 됐다.
이날 이성계(천호진 분)와 정도전(김명민 분)의 요동정벌과 사병혁파를 선언하며 본격적인 정권 장악에 나섰다. 이를 본 이방원은 정도전에게 한약을 지어 선물하고, 세자 이방석에게는 벼루를 선물하고 말동무까지 해주는 등 이해 못할 행동들을 했다.
모두가 기이하게 여기는 이방원의 행동을 이해한 것은 오직 조영규뿐. 조영규는 무휼(윤균상 분)을 향해 “(이방원이) 12살 때 그런 적이 있다. 이걸 어찌 설명해. 뭐가 막 궁금해. 막 확인하고 싶지. 그런 심정인 거다. 아무것도 묻지 마라. 정신 든다. 그러고 나서 하는 결정은 무조건 따라”라고 조언했다.
그의 말은 죽음으로써 증명됐다. 조영규의 죽음을 목격한 이방원이 12살 때 자신의 살인을 떠올리며 “얼굴을 보고 확인하고 싶었던 거다. 죽여야 하는지”라며 자신의 행동들에 대해 스스로 이해한 것. 하지만 이를 깨닫기 위해 너무나도 잔인한 수업료를 지불해야했던 이방원은 오랜 벗과 충신을 잃은 아픔에 오열했다.
보는 이들마저 눈물짓게 만들 정도로 서럽게 우는 이방원의 모습은 ‘킬방원’이라는 이름 뒤 인간적인 면모를 드러냈다. 동시에 이를 연기하는 유아인이 아닌 이방원은 상상할 수 없으며, 그를 택한 ‘육룡이 나르샤’의 선택이 백번 옳았음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줬다.
이후 이방원은 무휼에게 “죽여야겠다. 방석이와 정도전”이라고 말하며 ‘제 1차 왕자의 난’을 예고했다. 결국 공식적인 스포일러인 역사대로 이방원은 방석과 정도전을 죽이고 방과(정종)에게 왕위를 양보하는 것.
모두가 기다렸던 왕자의 난을 이방원과 ‘육룡이 나르샤’가 어떻게 그려낼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마찬가지로 조영규의 죽음으로 각성하며 진정한 ‘킬방원’으로의 변신을 앞두고 있는 유아인의 연기도 기대되는 바. 이제 단 5회만을 남겨두고 있는 ‘육룡이 나르샤’는 어떻게 끝을 맺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 jsy901104@osen.co.kr
[사진] ‘육룡이 나르샤’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