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말을 해도 설레는 건 송중기이기 때문일까.
송중기는 KBS 2TV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극본 김은숙 김원석, 연출 이응복 백상훈)에서 군인 유시진 역을 맡아 여심을 사정없이 뒤흔들고 있다. 잘생긴 얼굴에 목숨을 걸고 나라와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는 카리스마는 물론 '미인과 노인과 아이는 보호해야 한다'는 원칙으로 매너의 끝을 보여주고 있는 것.
그 중에서도 눈길을 끄는 건 유시진의 유쾌하고 재치넘치는 성격을 알 수 있게 하는 농담인데, 이것이 어찌나 달달한지 매회 큰 화제가 되고 있다. 어찌 보면 손발이 오그라든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유치하기도 한 이 유시진의 농담 혹은 농담을 빙자한 고백들은 송중기의 입을 통해 더욱 로맨틱한 어록이 되고 있다.
#. 의사면 남친 없겠네요? 바빠서
강모연은 첫 만남부터 유시진을 조폭으로 오해했고, 이 과정에서 두 사람은 계속해서 티격태격했다. 하지만 이는 곧 서로를 향한 관심으로 이어졌고, 강모연은 유시진의 상처를 치료해주기에 이르렀다. 치료를 목적으로 하고 있지만, 늦은 시간 좁은 공간에 두 사람만 있다는 설정은 그 자체만으로도 숨막히는 떨림을 양산했다.
그리고 유시진은 군병원이 아닌 강모연에게 치료를 받기 위해 혜성병원으로 오겠다고 했다. 이어 유시진은 강모연에게 "의사면 남친 없겠네요? 바빠서"라고 돌발 질문을 했다. 이에 강모연은 "군인이면 여친 없겠네요? 빡세서"라고 되물었다. 확실한 대답은 아니었지만, 이것만으로도 충분했다. "대답은 누가 하나"라고 하는 유시진의 얼굴엔 여유가 가득했고, 그렇게 두 사람은 두근거리는 로맨스를 시작했다.
#. 되게 특이하네, 되게 예쁘고
늦은 밤 갑작스럽게 이어졌던 데이트가 불발되고 난 뒤 유시진은 다시 강모연에게 데이트를 청했다. 강모연은 근무 후 초췌해진 모습으로 데이트 준비를 하기 위해 집으로 향했는데 이 때 유시진은 약속 시간보다 2시간 일찍 강모연을 만나기 위해 병원으로 찾아왔다. 그렇게 두 사람은 함께 강모연의 집으로 향했다.
강모연은 밥을 못 먹었다며 유시진에게 배달 음식을 시켜달라고 청했다. 뭔가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데이트하길 바랐던 유시진은 "돌비(돌솥비빔밥)"이라고 외치는 강모연에 적잖이 당황했다. 그리고 "되게 특이하네, 되게 예쁘고"라고 나지막히 혼잣말을 했다. 꾸미지 않아 더 예쁜 강모연에 또 다시 반한 유시진이었다.
#. 난 태어나서 지금이 제일 설레요. 미인이랑 같이 있는데 불 꺼지기 직전
영화관 안에서도 강모연을 향한 유시진의 가슴 설레는 농담은 끊이지 않았다. 누구 나이가 더 많은지에 대한 설전을 이어가며 티격태격하다가도 "미성년자 아닐까 걱정했습니다"라고 말하는 유시진에 어느 누가 반하지 않을 수 있을까.
특히나 강모연이 "나 극장에 오면 이때가 제일 설레요. 불 꺼지기 바로 직전"이라고 말하자 "난 태어나서 지금이 제일 설레요. 미인이랑 같이 있는데 불 꺼지기 직전"이라고 대꾸하는 이 남자, 연애의 고수라 불러도 부족함이 없다. 비록 갑작스러운 호출에 두 사람의 데이트는 또 성공하지 못했지만, 이는 4회 엔딩을 장식한 '와인키스'를 만드는 계기가 됐다.
#. 홀려 본 적 있죠. 알텐데?
8개월 후 파병 장소인 우르크에서 강모연과 재회한 유시진의 눈과 귀는 늘 강모연에게 향해 있었다. 그래서 관심을 가졌던 해변에 가기 위해 나섰고, "멀다면서요?"라고 묻는 강모연에게는 "머니까. 오래 같이 있고 싶다"며 자신의 속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그렇게 두 사람은 배를 타고 외딴 해변으로 향했고, 그 곳에 있는 난파선을 구경했다. 이 때 유시진은 강모연이 "이 배는 왜 여기에 이러고 있냐"고 묻자 "아름다운 것에 홀리면 이렇게 된다"라고 대답했다. 그리고 "홀려 본 적 있냐"는 질문에 "있다. 알텐데?"라고 하며 강모연의 얼굴을 바라봤다. 그렇게 두 사람은 8개월 전으로 시간을 되돌려 서로를 마주봤다.
#. 이 시간 이후 내 걱정만 합니다
강모연은 유시진의 결단으로 아랍 연맹 의장의 수술을 성공적으로 끝마쳤다. 하지만 유시진은 명령 불복종으로 직위해임은 물론 보급창고에 구금을 당했다. 위기의 순간 강모연은 유시진을 걱정하며 눈물을 흘렸고, 유시진은 이런 강모연을 위로하기 위해 더 많이 농담을 했다.
유시진은 의장이 깨어나지 않는다고 하는 강모연에게 "이 남자, 저 남자 너무 걱정하는 남자가 많은 거 아닙니까? 헤프게 굴지 말고 강 선생은 이 시간 이후 내 걱정만 합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수술실에서 자신이 섹시하다고 했던 강모연의 말을 떠올리고는 "그 말 진짜더라"며 농담을 건넸다.
또 유시진은 "미인과 노인과 아이는 보호해야 한다가 내 원칙이라고. 미인과 노인, 눈 앞에 둘이나 있는데 보호 안 할 재간이 있나. 오늘 아주 용감했어요"라고 강모연의 마음을 다시 한 번 더 달랬다. 그럼에도 강모연이 눈물을 흘리자 그는 폭탄을 요구하더니 "좀 전까지는 괜찮았는데 방금 문 부수고 나가고 싶어졌습니다. 누구 때문에"라는 말로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강모연은 이런 유시진에 "이 와중에 농담이 나오냐"고 지적했지만 유시진은 "안 되는데 그 어려운 걸 자꾸 해냅니다, 내가"라고 받아치며 끝없는 설렘을 유발했다.
#. 강선생 웃는 건 더 예뻐졌는데
유시진과 강모연은 의식을 되찾은 의장을 만난 뒤 카페로 가 데이트를 했다. 강모연은 의장이 준 황금카드 한 장을 차 빌리는 데 사용한 유시진에게 계속해서 잔소리를 했다. 이에 유시진은 강모연에게 왜 의사가 됐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강모연은 국영수를 잘했고, 돈을 벌기 위해 의사가 됐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유시진은 '생명은 존엄하고 그 이상을 넘어선 가치나 이념은 없다'라 말하던 강모연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는 "왜 강선생은 계속 나쁜 사람인 척 합니까"라고 물었다. 이에 강모연은 "돈 때문에 의사 된 걸로 합의 봤어요, 저랑. 난 그 사이 꽤 변했고요"라고 말한 뒤 "유 대위님은 하나도 안 변한 거 같아요"라고 했다.
그러자 유시진은 너무나 진지하게 "더 잘생겨졌는데 티가 안 나나 봅니다"라고 대꾸했다. 이에 강모연이 "농담은 여전해요"라고 하자 그는 "강선생 웃는 건 더 예뻐졌는데"라고 하며 강모연의 얼굴을 지그시 바라봐 설렘 지수를 더욱 상승시켰다. /parkjy@osen.co.kr
[사진] 태양의후예 문화산업전문회사 & NEW 제공, '태양의 후예'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