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감한 도전이었다. 음악 프로듀서 용감한 형제가 자신의 자식과도 같은 걸그룹 브레이브걸스에게 트레이닝복을 입혀 무대로 올려보냈다. 멤버들은 화려한 무대의상을 입혀도 모자랄 판국에 타이즈에 무지 티셔츠를 입고 전쟁터로 나섰다.
도전에는 용기가 필요하다. 이 같은 맥락에서 용감한 형제의 이 같은 시도는 꽤나 용감하다. 의상도 의상이지만 느린 힙합비트로 시작해 후렴에서 업템포 스타일의 마이애미 비트로 변하는 음악적인 흐름에도 새로운 시도가 담긴 모양새. 팀을 구성하는 멤버들 또한 대폭 물갈이 되기도 했다.
용감한형제가 브레이브걸스의 이번 활동에 특히나 힘을 준 이유는 이들이 어느덧 데뷔 6년차 ‘중견’ 걸그룹의 반열에 올랐기 때문이다. 어느 때보다 성공이 간절한 상황. 약 2년 반 만에 이뤄진 컴백이기에 대중에 확실한 임팩트를 줘 자신들의 건재함을 입증해야했음이다.
컴백을 앞두고 용감한형제는 성공을 자신했고, 멤버들은 간절함을 드러냈다. 컴백 기념 쇼케이스에서 용감한형제는 “다른 걸그룹들의 프로듀싱을 맡아 잘 됐다. 이 친구들 역시 실력이 뛰어나다. 성실하고 열심히 노력하는 친구들이니 지켜봐 달라”고 힘주어 말했고, 원년 멤버 유진은 “3년 동안 다시는 컴백을 못할 줄 알았다.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 이날 만을 기다렸다. 새로운 멤버들과 연습하면서 잘 지냈다. 사장님이 주신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정말 열심히 하겠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멤버들은 눈물까지 흘렸다.
하지만 간절함에 비해 성적은 생각보다 저조했던 것이 사실이다. ‘히트곡 메이커’로 유명한 용감한형제 아닌가. AOA의 ‘단발머리’, ‘짧은치마’, ‘사뿐사뿐’을 연달아 히트시켜 팀을 톱 걸그룹 반열에 올려놓은 장본인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너무 힘을 준 모양이다. 야심차게 기획한 곡임에도 음원차트에서는 좋은 성적을 거두지는 못했다.
지난달 16일 공개된 새 미니앨범 타이틀곡 ‘변했어’는 차갑게 변해버린 남자 친구의 모습에 아파하는 여자의 마음을 표현한 곡이다. 여러 가지 감상 포인트를 즐길 수 있는 노래. 무대 위 멤버들의 트레이닝복 의상도 사실은 노림수였다. 최신 트렌드인 ‘머슬퀸’의 독특한 패션 아이템인 ‘애슬레저룩’을 활용해 늘씬한 몸매와 건강한 섹시미를 보여주고자한 것. 기존 남성 팬들은 물론 여심까지 사로잡겠다는 각오였다.
그럼에도 이번 브레이브걸스의 활동이 의미 있는 이유는 확실하게 존재감을 알렸기 때문이다. 비록 흥행에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여러 무대를 통해 파워풀한 안무와 가창력을 입증하면서 앞으로의 활동의 초석을 한 번 더 다졌다.
이는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다. 6년차 걸그룹이라지만 멤버들이 대거 물갈이 된데다가 그간의 공백이 길었기 때문. 지난 2013년 8월에 낸 싱글 '포유' 이후 햇수로 3년 만에 컴백이고, 학업과 개별 활동을 이유로 빠진 은영, 서아, 예진을 대신해 민영, 유정, 은지, 유나, 하윤이 합류해 기존 멤버 유진 혜란과 함께 팀을 꾸렸다.
기죽을 필요도 없고 좌절할 이유도 없다. 올라갈 일만 남았다. 다시 신인의 마음으로, 간절함으로 또 다시 용감하게 도전하고 두드리면 열리리라./joonamana@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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