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은 오늘 하루도 새 역사를 쓰고 있습니다. 정해진 구성 없이 매번 새로운 특집으로 시청자들을 만나는 ‘무한도전’. 방송 11년을 이어오다 보니 멤버들의 농담과 장난이 어느새 역사처럼 안방극장에 하나하나 쌓여가고 있는 중입니다. [오늘의 무도]는 ‘무한도전’의 역사를 날짜별로 소소하게 살펴볼 수 있는 구성입니다.
2008년 3월 8일, 95회였습니다. ‘무한도전’ 멤버 최초로 유부남이 나왔습니다.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 정형돈, 노홍철, 하하 등 멤버 중에 박명수가 결혼을 하게 됐습니다. 이미 방송이 나가기 전 보도를 통해 박명수의 결혼 사실이 공개됐습니다. ‘무한도전’은 당시 박명수의 순탄치 않은 교제 과정을 웃음으로 승화하는 방송을 여러 번 내보냈습니다. 박명수가 당시 여자친구이자 현재는 부인인 이수민 씨와 자주 싸워서 힘들어하는 모습을 멤버들이 폭로를 여러 번 했었죠.
그랬던 그가 결혼을 한다고 ‘무한도전’의 ‘무한뉴스’를 통해 발표했습니다. 유재석은 “기적이다. 박명수 씨가 장가를 간다”라고 알리며 축하의 노래를 불렀습니다. 그는 “울컥할 뻔 했다. 내년에 마흔 되기 전에 결혼을 하게 된 것 축하드린다”라고 특유의 깐족거림을 잊지 않았죠.
박명수는 한없이 진지했습니다. 그는 “굉장히 기쁘다. 많은 난관이 있었지만 서로의 단점이 보완돼서 문제가 없다. 그녀와 꼭 결혼하겠다”라고 사랑을 표현했습니다. 허나 그냥 넘어갈 멤버들이 아니었죠.
박명수는 “여자친구가 나를 위해서 꿈을 버렸다. 미국 의사 시험을 합격했다. 떠나기 3일 전에 나 때문에 안 갔다”라고 말했지만 노홍철은 “영어를 못해서 안 간 것 아니냐”라고 놀려댔습니다. 박명수는 “뭐야. 넌 더 맞아야 돼”라고 독설을 했습니다. 당시 노홍철은 괴한의 급습에 큰 부상을 당하고 회복 중인 단계였는데요. 멤버들의 야유에 박명수는 “미안하다”라고 대국민 사과를 해야 했죠. 결혼 발표도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는 ‘무한도전’입니다.
박명수의 사과에도 이 발언은 방송 후 크게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당시 ‘무한도전’은 방송 초기라 멤버들의 정제되지 않은 발언이 매번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지금이야 다들 캐릭터로 받아들이거나, 아니면 멤버들 스스로 말을 거르는 모습이 보이기도 합니다. / jmpyo@osen.co.kr
[사진] '무한도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