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이 아닐 수가 있을까. 국내 가요계를 이끄는 두 대형 기획사가 한 프로그램에서 만났다. YG엔터테인먼트의 그룹 위너, SM엔터테인먼트의 슈퍼주니어 조합이다. 두 팀이 맞대결을 펼치는 구도였지만, 경쟁보다는 화합의 분위기가 형성되며 화기기애애한 분위기가 형성됐다. 탄생한 무대와 노래들도 높은 퀄리티를 자랑했다.
8일 방송된 JTBC '투유 프로젝트-슈가맨'(이하 슈가맨)에서는 ‘주뗌므’로 유명한 가수 해이와 ‘한 사람을 사랑했네’로 인기를 끌었던 한경일이 출연해 프로그램을 꾸몄다.
더욱 큰 관심을 모은 것은 이를 재해석할 가수들. YG엔터테인먼트의 위너 송민호와 남태현, 강승윤이 유재석과 팀을 결성, 해이의 노래를 재해석 했고, 슈퍼주니어 멤버 규현이 유희열과 팀을 이뤄 한경일의 노래를 다시 불렀다.
시작부터 두 팀은 팽팽하게 맞섰다. 그런데 그 안에서 만들어지는 ‘케미’가 꽤나 인상적. 선배인 규현이 예능에 대해 가르치는 분위기였고, 위너 멤버들은 이를 현장에서 배우며 찰떡같은 호흡을 자랑했다. 규현은 거침없는 셀프디스로 웃음을 줬고, 위너는 다양한 개인기를 선보여 보는 이들을 폭소케 했다. 특히 송민호의 이정재 성대모사가 압도적.
규현이 “요즘 아이콘이 잘 하는 거 같더라”고 은근한 디스를 꽂으면, 위너가 “엑소가 요즘 잘 나가더라”며 맞불을 놓는 식으로 웃음을 유발하는 흥미로운 구도가 형성돼 보는 이들의 즐거움을 샀다. 규현은 위너 멤버들에게 예능에 대한 조언을 하던 중 “말 조심을 해야한다. 말하기 전 3번 생각하고 말해야한다”며 “돈을 줄 때는 봉투에 꼭 넣어서 줘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최근 자신이 말실수로 뭇매를 맞은 사건을 언급하는 셀프 디스로 웃음을 더한 것.
입담들도 입담이지만, 무엇보다 빛난 건 무대였다. 위너는 최근 가요계에서 핫한 뮤지션으로 떠오르고 있는 딘의 프로듀싱으로 ‘주뗌므’를 재해석해 무대에 올랐다. 자신들만의 스타일로 이 곡을 제대로 녹여냈다. 강승윤과 남태현의 색깔있는 보컬에 송민호의 쫄깃한 래핑이 더해지면서 위너 특유의 매력이 제대로 살아났다.
규현은 돈스파이크의 편곡으로 재탄생한 ‘한 사람을 사랑했네’를 특유의 발라드 감성으로 소화하며 호응을 이끌었다. 깊은 감성과 후반부 폭발하는 고음파트까지 완벽에 가깝게 소화해내며 자신의 가치를 한 번 더 입증해낸 것.
이날 오랜만에 방송에 출연한 슈가맨들도 반가웠다. 해이는 청아하고 맑은 목소리로 추억의 노래 ‘주뗌므’를 불러 과거를 회상케 했고, 한경일은 ‘한 사람을 사랑했네’로 과거의 인기를 재현했다. 이후의 앨범 계획도 반가웠고, 과거의 다양한 스토리들도 쏠쏠한 재미를 선사했다.
한편 '슈가맨'은 대한민국 가요계에 한 시대를 풍미했다가 사라진 가수, 일명 ‘슈가맨’을 찾아 나서는 프로그램으로 매주 화요일 오후 10시 50분에 방송된다. /joonamana@osen.co.kr
[사진] JTBC '슈가맨'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