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역인 듯 악역 아닌 새로운 캐릭터를 창조했던 정진영이 비극적인 죽음으로 하차했다. 드라마 초반 자신의 목적을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는 냉혹한 정치인으로 등장했던 정진영. 하지만 최강희와 사랑에 빠지며 전혀 다른 캐릭터로 변화했다.
살아온 세월을 후회하고, 늦게 찾아온 사랑의 열병에 로맨티스트 면모까지 보였던 정진영. 그는 ‘할배파탈’이라는 신조어까지 탄생시키며 매력적인 캐릭터를 연기했고, 강석현이라는 캐릭터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정진영이라는 배우 때문이었다.
MBC ‘화려한 유혹’은 은수(최강희)라는 여자가 남편을 잃은 뒤 그 배후를 캐기 위해 강석현이라는 정치인의 집에 메이드로 들어가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곳에서 과거의 남자 형우(주상욱)를 만나 사랑에 빠지지만, 딸 미래가 누군가의 의해 식물인간이 되자 형우를 포기하고 석현과 결혼해 복수를 꿈꾼다.
형우는 은수의 배신으로 깊은 절망에 빠졌다가 다시 석현에 대한 복수를 시작한다. 자신의 아버지가 과거 석현의 비자금을 관리하다 자살을 했고, 그 이유가 석현때문이라고 믿고 있다. 석현은 은수가 어떤 마음으로 자신과 결혼했다는 것을 알면서도 은수를 사랑하고, 그녀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다.
8일 방송에서는 딸 일주(차예련)의 폭로에 충격받은 석현이 심장마비로 생을 마감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일주는 석현이 치매를 앓고 있다는 사실을 언론에 폭로하고, 믿었던 딸이 자신을 배신하자 석현은 심장마비로 죽는다. 이후 형우는 석현의 심장수술에 수명(김창완)의 음모가 있다고 의심하며 조사하는 모습을 보였다. 은수가 수명의 음모에 의해 석현 죽음의 배후로 누명을 쓰고 검찰에 잡혔고, 죽었다고 믿었던 은수 남편 명호(이재윤)가 갑자기 살아 돌아와 충격을 안겼다.
이날 정진영은 마지막까지 열연을 펼치며 장렬히 퇴장했다. 그 동안 ‘할배파탈’이라는 말까지 탄생시키며 석현이라는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만든 정진영. 그의 열연이 부진했던 드라마를 살리는 원동력이 됐다. 종영까지 얼마남지 않았지만, 그의 빈자리는 참 크게 느껴질 것으로 보인다. / bonbon@osen.co.kr
[사진] ‘화려한 유혹’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