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귀향'이 연일 1위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작지만 잘 만들고 뜻 깊은 작품이 모처럼 흥행 전선에 나서면서 영화계는 고무된 분위기이지만 극장가 춘궁기 흥행이라서 그 규모는 빈곤하고 초라한 것이 또 현실이다.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귀향'은 지난 8일 하루 동안 6만 6,717명을 동원하며 누적 관객수 274만 4,011명으로 박스오피스 선두를 질주했다. 관객 수는 전날 7만 명 대에서 한 계단 내려왔다. 대망의 300만 돌파 소식은 이번 주말이나 다음 주로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
'귀향'은 지난달 24일 개봉 이후 연일 박스오피스 1위 행진을 달리고 있는 중. 특히 '갓 오브 이집트'(3월3일 개봉) 등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신작들의 공세 속에서도 정상을 내놓지 않는 뒷심을 발휘중이다.
그렇지만 3월 초봄을 맞이한 극장가의 관객수는 전체 규모 자체가 성수기에 비해 형편없이 쪼그라들었다. 박스오피스 1~10위까지 영화 관객수를 다 합쳐도 20만을 넘지 못한다. 성수기 흥행 1위 대작들이 하루 100만 관객을 동원하는 기세에 비할 수준이 못된다.
'귀향'은 1940년대, 어딘지도 모른채 끌려가야 했던 위안부 소녀들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조정래 감독이 제작비를 마련하지 못해 전국민 크라우드펀딩으로 돈을 보태 14년 만에 겨우 완성했다.
‘귀향’과 비슷한 시기를 그린 ‘동주’는 관객들의 입소문이 이어지면서 박스오피스 순위를 역주행하는 개싸리기 흥행을 선보인지 오래다. 이날 하루 관객수는 1만4,642명. 거북이 걸음이지만 누적 관객 95만2,713명으로 1백만 고지를 코 앞에 두고 있다. 화려한 홍보 활동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지만 영화가 주는 울림이 관객들에게 제대로 어필된 셈이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주토피아'는 북미 개봉에서 매출 신기록을 세우는 등 전세계에서 강력한 흥행 태풍을 예고하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역시 춘궁기의 아픔을 함께 겪고 있다. 지난 달 17일 개봉한 이 영화는 이날 2만6,263명으로 박스오피스 3위에 랭크되며 누적 194만7,569명을 기록중이다. 부모와 아이들 모두가 즐겁게 볼 수 있는 작품이라서 스크린 수만 늘어나면 주말 강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mcgwir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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