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금토드라마 ‘시그널’이 더욱 특별하게 다가오는 것은 실제 장기미제사건을 다룬다는 점이다. 김원석 PD는 피해자가 있는 사건을 만들기에 드라마를 만들면서 조심 더 조심할 수밖에 없었다.
‘시그널’은 보는 것도 만들기도 쉽지 않은 드라마다. 드라마를 보면서 수많은 실제 범죄들이 스쳐 지나가기 때문이다. 최근 방영되고 있는 ‘인주시 여고생 집단 성폭행 사건’은 밀양 여중생 성폭행 사건을 모티브로 만들어졌다. 이외에도 박초롱초롱빛나리 유괴사건, 신정동 연쇄살인 사건, 대도 조세형 사건과 성수대교 붕괴 참사 등 아직도 사람들의 기억 속에 생생하게 남아있는 충격적인 사건들이 계속해서 떠오르게 한다.
이렇게 생생하게 실제 사건들이 떠오르는 이유는 김원석 PD의 의도이기도 하다. 김원석 PD는 OSEN과 인터뷰에서 “시청자들이 실제 상황을 보고 있는 것처럼 느끼게 하는 것이 목표였다”고 밝혔다. 그리고 그 의도는 성공을 거뒀다. 시청자들은 ‘시그널’을 보면서 실제상황인 것처럼 몰입했고 장기미제사건을 해결하는 김혜수와 조진웅 그리고 이제훈을 진심으로 응원하고 있다.
실제상황인 것처럼 보여야 하지만 드라마는 드라마다. 김원석 PD는 그러면서도 끊임없이 피해자들과 유족들에게 다시 한 번 상처 되는 일이 없도록 주의를 기울였다. 김원석 PD는 “실제 사건이 모티브가 되었지만, 실제 사건과 같지 않다. 피해자 입장에서 만들고 피해자와 피해자 유가족의 아픔이 시청자들에게 잘 전달될 수 있도록 애썼다”라고 계속해서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그리고 아직 피해자나 피해자의 유족 그리고 경찰로부터 항의를 받은 적은 없다는 사실도 언급했다.
시청자들이 자극적인 소재를 좋아한다는 것은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렇기에 충격과 자극을 주는 방식을 선택하는 것은 흥행을 위해 필요한 방법이다. ‘시그널’은 다르다. 한결같이 진지한 태도로 피해자의 입장에서 모두가 범인을 잡길 응원하게 만들었다. 김은희 작가가 의도한 대로 잊혔던 장기미제 사건에 관한 관심도 살아나고 있다.
‘시그널’ 덕분에 시청자는 즐겁지만, 김원석 PD와 김은희 작가는 피해자와 피해자의 유족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을까 하는 걱정과 드라마의 흥행 사이에서 괴로웠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들은 훌륭하게 어려운 과제를 모두 해결해냈다. ‘시그널’ 제작진과 작가 그리고 배우들에게 다시 한 번 박수를 보낸다./pps2014@osen.co.kr
[사진] tvN 제공(좌), OSEN DB(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