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에 떨어지더라도 최선을 다할게요"
결국 정준하가 엠넷 '쇼미더머니5'에 지원서를 냈다. 울며 겨자 먹기로 진행된 '쇼미더머니5' 래퍼 도전이지만 이왕 이렇게 된 거 즐기는 일만 남았다. MBC '무한도전'이 타 방송사와 콜라보레이션에 성공한 셈이다.
사건의 발단은 '행운의 편지'였다. 지난 1월 '무한도전' 방송에서 멤버들은 서로에게 미션 수행을 담은 편지를 부쳤다. 이들은 뜻하지 않게(혹은 뜻한 대로) 정준하에게 몰아줬고 그는 '미션 부자'가 됐다.
북극곰 아빠 되기, 박명수 몸종 되기, 세계에서 가장 무서운 롤러코스터 타기까지는 참을 만했다. 하지만 하하가 시킨 '쇼미더머니5' 출연하기는 정준하로서 눈물이 나올 일이었다.
랩을 좋아해 가요제에서 이에 도전하고 사석에서도 흥얼거리던 정준하였지만 쟁쟁한 래퍼들과 경쟁한다는 건 쉽지 않은 도전이다. 그래서 진짜로 그가 '쇼미더머니5'에 지원할지 팬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2월 1일부터 지난 6일까지 '쇼미더머니5' 예선 지원 접수를 받았는데 전날까지만 해도 정준하의 출연 여부는 불투명했다. 그러던 접수 마지막 날, 엠넷 측은 "정준하가 지원서를 제출해 지원이 완료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드디어 '쇼미더머니5' 경연 무대에 정준하가 오르게 됐다. '무한도전'과 '쇼미더머니5'에 어떤 그림으로 담길지는 베일에 꽁꽁 싸여 있지만 정준하가 지원서를 냈다는 사실만으로도 팬들은 들썩이고 있다.
그런 만큼 부담감이 큰 정준하다.
9일 오전 서울 강남구 리츠칼튼호텔에서 K-STAR '식신로드2' 제작 발표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원조 MC 정준하와 뉴페이스 하하가 함께 자리했는데 두 사람에게 '쇼미더머니5'에 관한 질문이 나오지 않을 수 없었다.
정준하는 조심스럽게 마이크를 잡고 "하루하루가 고통스럽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무한도전'은 도전하는 프로그램이니까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쇼미더머니5' 초반에 탈락하더라도 최선을 다하겠다"며 진지하게 말했다.
정준하는 오로지 시청자들과 한 약속을 지키고자 '쇼미더머니5' 무대에 오르는 셈이다. "누군가의 도움을 받기보다는 제 심경을 담은 랩으로 진심 가득한 도전을 하겠다. 지켜봐 달라"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누구도 그의 도전을 조롱할 순 없다. 순위와 평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시청자들을 위해 용기를 냈다는 점 만으로도 충분히 칭찬받을 일이다. 래퍼 정준하가 탄생시킬 제2의 "아프리카 도토, 도토 잠보" 랩을 기대해 본다. /comet568@osen.co.kr
[사진] OSEN DB, '무한도전'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