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우, 이 배우의 ‘순정’ [인터뷰]
OSEN 정준화 기자
발행 2016.03.10 06: 40

 이 시대의 순정남이다. 사랑을 할 때도, 연기를 할 때도 영화를 보고, 다른 배우들의 연기를 지켜볼 때도 박용우는 뜨겁고 순정적이다. 이에 다양한 연기 변신도 낯설지 않게 다가오는 것이 아닐까. 이 배우의 최대 강점이자 매력이다.
박용우는 오랜만에 스크린에 얼굴을 비췄다. 그가 출연하는 영화 '순정'은 라디오 생방송 도중 DJ에게 도착한 23년 전 과거에서 온 편지를 통해 현재와 과거를 넘나드는 애틋한 첫사랑과 다섯 친구들의 우정을 담은 감성 드라마로, 도경수와 김소현이 주연을 맡았다.
그의 역할은 도경수의 성인 역할. 어린시절과 괴리감이 느껴지지 않게 하려는 노력이 높은 싱크로율을 만들어냈고, 덕분에 관객들은 부담없이 시간을 넘나들며 영화에 집중할 수 있었다.

영화 봄 이후 약 1년 반 만이다. 그간의 근황도 궁금했고, 예전처럼 다작을 하지 않는 이유들에도 호기심이 생겼다. 영화 속 아이처럼 우는 장면이 어떻게 탄생했는지, 재미있는 촬영 에피소드는 없었는지, 그를 직접 만나 물었다.
- 굉장히 오랜만인 것 같아요.
“오랜만이죠. ‘왜 이렇게 안 나왔어. 자주 좀 보여줘’ 그런 이야기들이 사실은 보고 싶었다는 말이잖아요. 감사하죠. 많이 활동하면 기본적으로 좋은데..관객 분들이 반가워하는 배우가 됐으면 좋겠어요. 어차피 평생 연기할 거니까. 좋은 작품 할게요.”
- 그간 어떻게 지내신 거예요?
“생각해보면 굉장히 할 일이 많아요. 설거지부터해서 진짜 할 일 많죠..어쩔 때는 지치기도 하고...아무생각을 안 하면 또 할 게 하나도 없기도 하지요.”
- 영화는 재미있게 보셨나요
“다시 한 번 느낀 건데요. 객관적일 수 없더라고요. 모든 영화가 그렇지만 그냥 진심으로 잘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입니다. 특히 이런 영화 잘 됐으면 좋겠다. 진심이 보는 영화들이요. 이 작품의 장점은 사람들의 마음속 진심 같은 것을 다시 한 번 시켜줄 수 있는 영화라는 것이에요. 그런 면에서 잘 됐으면 좋겠어요.”
- 영화가 잘 된다는 기준은 뭔가요?
“욕심이 한도 끝도 없어서 기준을 둔다는 것이 어렵죠. 기본 수치라는 것이 있잖아요. 손익분기점 이야기를 많이 하시는데 잘 될수록 좋죠 뭐. 근데 감독님이나 제작자 분들이 그렇게 쓸데없는 욕심을 가지신 분들이 아닌 거 같아요.”
- 후배 연기자들의 연기, 어떻게 보셨는지.
“연기라는 게 답이 없잖아요. 선배든 후배든 동기들은 이야기한다는 것은 조심스러워요. 정답이 없어서 참 재미있는 거 같기도 하고요. 도경수 씨는 눈이 참 좋더라고요. 배우는 눈이 좋으면 먹고 들어갑니다. 타고난 건지 연습된 건지 모르겠지만 눈이 참 좋아요. 김소현 씨는 탈이 좋고요. 관상이 좋는 이야기인데, 배우도 관상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거든요. 그런 부분에서 굉장히 강점이 있는 거 같아요.”
- 연기하면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은 뭐였나요.
“영화들 관객 입장으로 봤을 때 성인 분량이 나왔을 때 거슬렸던 부분이 괴리감이 많이 느껴졌던 거 같았어요. 기존 영화들을 보면 어린 시절을 봤을 때는 좋았는데 성인 부분 왜 이렇게 안 좋을까 싶었거든요. 아역분량 어린 시절이 나오면 감정적으로 순수하고 그런 면이 나와서 좋은 거 같아요. 성인은 현실적인 느낌.. 그래서 불편하지 않을까요? 그런 점이 영화를 선택하는데 조금 부담스러웠던 것이 사실이에요.”
“영화 하나만 신경을 썼죠. 아이 같이 울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펑펑 울든 눈물이 한 방울 떨어지든 아이같이 울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죠. 이번 영화는 그런 면이 필요했어요.”
- 사랑을 다루는 영화.. 사랑은 뭘까요.
“사랑은 답이 없는 거고 미친 짓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면에서 사랑같이 소중한 것은 없죠. 불가능할 일들을 가능하게 하고 사랑을 위해서 손해를 보잖아요. 결국에는 정말 좋은 일이라고 생각해요.”
- 첫사랑, 기억 하고 계시나요?
“첫사랑은 기억도 안 나요. 사랑을 하는 게 중요한 거 아닐까요? 첫사랑, 첫경험, 그런 것은 길들여지지 않은 감정이기 때문에...한 마디로 말하자면 설렘이라는 것이죠. 그런 것들을 언제가 되든 느끼는 것은 행복인 거 같고, 앞으로도 많이 느끼고 싶어요. 혹시 사랑을 하게 된다면 그 분이 첫사랑이고 싶습니다.하하”
- 결혼도 하셔야죠?
“결혼은 때 되면 하겠죠? 결혼보다는 사랑을 하고 싶어요.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하고 싶네요.”
- 극중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으세요?
“개인적으로 상여가 나갈 때 장면이 기억에 남아요. 끝이 아닌, 또 새로운 시작이구나 느낌을 받아서 좋았어요. 그 느낌이 음악하고 어우러지면서 또 성장할 수 있겠구나, 또 시작이구나 느낌을 받아서 좋았어요.”
- 우는 장면이 굉장히 인상적이었어요.
“아무래도 제일 부담스러웠던 신이죠. 아이처럼 우는 장면이 부담스러워서 부담이 돼 처음에 작품을 거절을 하기도 했었어요. 원신 원테이크 5분 30초 연기했는데. 카메라 고정 시켜 둘 테니까 감독이 저더러 알아서 큐 사인을 주시고 알아서 컷을 하라고 하더라고요. 혼자 연기한 거죠. 만족스러웠어요.”
“나중에 이야기 들어보니까 스태프들이 다른 데 가있었더라고요. 확신을 하고 소리만 들었다고요. 그런 연출방식이 처음에는 황당했는데 배우를 믿어주는 감독이구나 하는 느꼈죠. 신뢰가 가고 귀로 듣는다는 것이 더 진심일 수 있겠다 싶기도 했어요. 더 좋은 방법일 수 있겠다는 점을 그 친구한테 배운 거 같아요.”
- ‘순정’ 전개가 ‘응팔’과 비슷하다는 이야기도 있어요.
“어떤 면에서는 비슷한 점이 있는 것 같아요. 대부분에 좋은 작품이라고 평가 받는 작품들은 본질적인 것을 건드리죠. 사람들의 공감대를 잡으면 된다는 것인데, ‘응팔’도 그런 부분이 있는 거 같아요. ‘순정’도 감정적인 부분을 건드립니다. 설렘, 추억, 아련함, 연민 그런 것들.”
-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이 있나요?
“최근 ‘쉰들러리스트’라는 영화를 다시 한 번 봤는데 참.. 그 때도 울었고 어제도 울었는데 우는 이유가 다르더라고요. 사람이 많이 죽어서 슬프다였는데, 희망적이어서 눈물이 났어요. 희망을 많이 보여줄 수 있는 작품과 역할을 했으면 좋겠어요. 극한 상황을 보여주면서도 희망을 보여줄 수 있다고 보거든요.”
- 도경수, 김소현 씨 연기 지켜보니 어떠셨어요?
“경수 씨, 소현 씨 얼마나 예뻐요. 그들의 사생활은 잘 모르겠지만 영화 속에서 정말 예쁘잖아요. 저의 신인 때에 비하면 천배 이상 잘 하는 거 같아요. 저는 정말 떨었거든요. 너무 못했었는데, 그 친구들은 잘 하는 거 같아요. 건강하면 더 좋고 사명감 책임감까지 있으면 더 좋고요. 경수 그 친구 보면 건강한 거 같아요. 변질되지 않을 거 같고. 건강해라 경수야.”
- 영화 ‘순정’의 강점은?
“본질적인 공통점과 공감할 수 있는 부분들을 잘 표현한 거 같아요. 그렇게 쓰기가 정말 어렵죠.. ‘순정’ 좀 그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 나도 저랬었어’ 하면서 같이 즐기면서 울고 웃고...누구나 성장을 하고 누구나 추억이 있는 것이죠. 영화 순정이 그런 것들을 조금이라도 건드렸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앞으로 자주 볼 수 있는 건가요.
“연기는 정년도 없는 거고..언제는 자주 뵙고, 언제는 뜸할 것이고...될 수 있으면 멋있게 늙고 싶어요. 저 요즘 멋있지 않나요? 연기 정말 재밌어요. 재밌는 거 같아요.하하”/ joonamana@osen.co.kr
[사진]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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