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정지훈이 코믹한 옷을 입자 빵빵 터졌다. 단순히 망가지고 오바하는 연기가 아니라 배신감과 사랑이 섞인 복잡한 감정이 느껴지는 사실적인 코믹 연기다. 정지훈의 배우로서 매력이 만개했다.
지난 9일 방송된 SBS 수목드라마 ‘돌아와요 아저씨’에서는 이해준(정지훈 분)이 정지훈(윤박 분)과 신다혜(이민정 분)이 남다른 사이라는 것을 알고 배신감에 젖어서 유치한 복수를 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해준의 코믹연기는 물이 올랐다. 얄밉게 신다혜와 정지훈을 꼼꼼하게 괴롭히면서 곁에 있으면 한 대 때려주고 싶을 정도였다. 15년간 을로 살아오면서 겪은 설움을 제대로 풀어주며 집요하게 괴롭혔다. 특히 정지훈이 입에 넣은 자신의 김밥을 뱉게 만들어서 다시 먹는 장면에서는 장면의 기발함과 정지훈의 천연덕스러운 연기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이외에도 이해준의 코믹한 연기가 빛을 발한 장면은 쏟아졌다. 신다혜와 정지훈이 포옹하는 장면을 보고 정지훈의 차 위에 올라가서 난리를 피우는 것을 상상하는 장면, 그 이후에 충격을 받고 한강 다리에서 뛰어내리려는 장면, 한홍난(오연서 분)과 신세 한탄을 하는 장면까지 놓치기 아까운 장면들이 이어졌다. 혼자서 하는 연기도 한홍난, 정지훈과 함께 있을 때 펼치는 코믹연기까지 두루두루 완벽했다.
그렇지만 이해준이 단순히 웃기기만 한 것이 아니었다. 이해준의 코믹한 모습뒤에는 비애와 신다혜에 대한 절절한 사랑을 품고 있었다. 그리고 신다혜를 집요하게 괴롭히면서도 안타까운 눈빛을 감추지 못하며 어딘지 모르게 시청자들의 마음을 찡하게 만들었다.
이해준을 연기하는 정지훈은 연기경력이 10년이 넘어가는 배우다. 오랜시간 배우로 활동하면서 연기력 논란은 없었지만 엄청난 호평도 없었다. 그러나 ‘돌아와요 아저씨’에서는 다르다. 오랜시간 날을 갈고 준비한 것이 느껴질 정도로 인상깊은 연기를 펼치고 있다. ‘돌아와요 아저씨’가 연기에 있어서 배우 정지훈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pps2014@osen.co.kr
[사진] '돌아와요 아저씨'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