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 되면 멜로는 거들 뿐, 송중기 자체가 하나의 장르다.
송중기가 세상 모든 멋짐을 다 모은 듯한 ‘사기 캐릭터’로 여심을 박살내고 있다. 잘생김은 물론, 목소리부터 분위기까지 뭐 하나 부족한 게 없다. 심지어 로맨틱 코미디부터 멜로, 액션, 블록버스터까지 장르를 자유자재로 오가는 연기력까지 갖췄다. 그야말로 종횡무진하며 극을 이끌고 있는 그의 모습은 ‘하드캐리’라고 해도 무방하다.
지난 9일 방송된 KBS 2TV ‘태양의 후예’ 5회에서는 귀국을 앞두고 모연(송혜교 분)과 미묘한 관계를 이어나가는 시진(송중기 분)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앞서 두 사람이 와인을 마시던 중 키스하는 장면으로 끝이 난 만큼, 시청자들의 기대 역시 컸던 상태.
하지만 여전히 시진과의 관계에 고민이 끝나지 않은 모연이 키스를 거부하며 상황이 종료돼 아쉬움을 자아냈다. 아쉬움도 잠시, 역시나 망설임 없이 마음 속 말을 있는 그대로 꺼내놓는 시진의 돌직구에 다시 숨을 삼켜야 했다. 자신을 피하는 모연에게 “피해도 좋고 화내도 좋은데 나쁜 일 당했다는 생각은 안 했으면 합니다. 천 번쯤 생각하다가 한 번 용기 낸 거니까”라고 말한 것.
심지어 시진은 모연을 위해 목숨을 걸기도 했다. 그는 모연이 운전 중 트럭을 피하려다 절벽 아래로 떨어질 위기에 처했다는 사실을 알고 곧장 달려왔다. 그리고는 “나 봐요. 날 믿고 내 손 꼭 잡고 잠깐만 눈 감고 있으면 꼭 구해줄게요. 약속해요”라고 말하며 모연과 바다 속으로
뛰어들었다. 모연은 해변가로 나와 정신을 차린 뒤에도 겁에 질린 채 “이 또라이야”라며 그를 원망했지만, 시진은 시종일관 달달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봤다.
그 이후 달달함은 계속 됐다. 시진은 여전히 자신과의 관계를 고민하는 모연에게 “그냥 나한테 맡겨볼 생각은 없어요?”라고 진지하게 묻다가도 불안정한 전기 공급으로 전등이 꺼지자 “안 보인다고 이상한 짓 하면 소리 지를 거예요”, “계속 그런 눈으로 보고 있었어요? 눈을 못 떼겠는 눈”이라며 장난기를 드러내는 등 매력 발산도 멈추지 않았다.
특히 그의 매력은 모연과의 이별을 하루 앞두고 더욱 고조됐다. “혹시 이게 마지막일지 몰라서. 그때 허락 없이 키스한 거 뭘 할까요 내가. 사과할까요, 고백할까요?”라고 묻는 시진의 담백한 말투와 올곧은 눈빛이 보는 이들마저 설레게 만들었다.
이처럼 유시진 역의 송중기는 한 회에도 몇 번씩이나 여심의 취향을 저격하며 새로운 신드롬을 쓰고 있다. 송중기 자체가 장르라는 말이 잘 어울릴 만큼 극중에서 막강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만큼, 남은 전개에서도 계속 될 그의 매력을 기대하며 여심은 오늘도 잠 못 이룰 예정이다.
한편 '태양의 후예'는 낯선 땅 극한의 환경 속에서 사랑과 성공을 꿈꾸는 젊은 군인, 의사들의 삶을 담아내는 휴먼 멜로 드라마다. 매주 수, 목요일 오후 10시 방송된다. / jsy901104@osen.co.kr
[사진] '태양의 후예'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