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떠났다. 디카프리오의 오스카 수상은 전세계 영화팬 네티즌에게는 축복같은 일이었지만 어딘지 모르게 허전한 마음이 드는 것을 감추지 못하는 이들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들에게는 다음 타깃이 필요하다. 어디까지나 재미로 말이다.
디카프리오는 한국시간으로 지난 달 29일 영화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를 통해 미국 LA코닥극장에서 열린 제8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25년 만의 쾌거였다. 그렇게 디카프리오는 오스카의 사슬에서 풀려났다.
일명 '오스카상'이라고도 불리는 아카데미 시상식은 미국 영화 업자와 사회법인 영화예술 아카데미협회가 수여하는 미국 최대의 영화상. 메이저와 마이너 성향에 관계없이 배우들에게는 최고의 영예가 아닐 수 없다. 디카프리오의 뒤를 이을 '짠내'의 주인공은 누구일까. 충분히 탈 만 한데 수상과는 인연이 없었던, 일종의 '비운'의 주인공들 말이다.
-조니 뎁
조니 뎁(Johnny Depp, 1963년 6월 9일~ )은 아카데미상에 세 번 지명됐으며, 골든 글로브상과 미국 배우 조합상을 받았다. 골든글로브와 미국배우조합상이 아카데미로 곧바로 연결되는 요즘 분위기를 봐서는 조니 뎁이 결코 아카데미를 탈 만한 배우가 아니라는 것은 오해다.
그는 더불어 1996년 제16회 런던 비평가 협회상 남우주연상을 시작으로 미국배우조합상, 피플스초이스어워즈, 골든글로브시상식 등에서 수상했다. '가위손', '길버트 그레이프', '베니와 준', '에드 우드', '데드 맨', '도니 브래스코', '캐리비안의 해적: 블랙 펄의 저주', '다크 섀도우' 등 다양한 장르의 필모그래피를 자랑한다.
다만 최근 들어 필모그래피가 시들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인데 얼마 전 제 36회 골든라즈베리 시상식에는 '모데카이'로 최악의 남자배우상 후보에 오르는 굴욕을 당하기도 했다.
-브래드 피트
브래트 피트(Brad Pitt, 1963년 12월 18일~ ) 역시 골든 글로브상, 미국 배우 조합상을 수상한 바 있고 미국 아카데미상 후보로도 3번 지명되며 그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제 81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아내인 배우 안젤리나 졸리와 함께 남녀주연상 후보에 오르기도 헸다.
'델마와 루이스', '흐르는 강물처럼' '뱀파이어와의 인터뷰', '가을의 전설', '세븐', '12 몽키즈', '파이트 클럽', '오션스 일레븐',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머니볼' 등 초미남배우에서 연기파로 나아가는 주옥같은 필모그래피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12몽키즈'에서와 같은 캐릭터는 평론가들의 극찬을 받기에 충분했다.
플랜 B 엔터테인먼트라는 영화 제작 회사를 설립한 그는 연기자로서는 아니더라도 프로듀서로서는 미국 아카데미상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노예 12년'이 그 작품이다.
- 에드워드 노튼
에드워드 노튼(Edward Harrison Norton, 1969년 8월 18일~ )도 상복 없는 배우를 꼽을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연기자다.
1997년에 '프라이멀 피어'에서 맡은 역으로 아카데미 조연상 후보에 올랐지만 이후 수상과의 인연은 없었다. '아메리칸 히스토리X'에서 신나치성향의 주연을 맡아 아카데미 주연상 후보로 지명됐었고 지난 해에는 마이클 키튼과 팽팽한 카리스마 대결을 펼친 '버드맨'으로 3번째 아카데미 후보에 올라, 이번에야말로 그가 아카데미 트로피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인지 관심이 집중됐지만 아쉽게 수상은 실패했다.
'일루셔니스트', '킹덤 오브 헤븐', '인크레더블 헐크', '이탈리안 잡', '파이트 클럽', '버드맨',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본 레거시' 등 메이저와 마이너를 오가며 활동해왔다.
- 톰 크루즈
톰 크루즈(Tom Cruise, 1962년 7월 3일~ )도 워낙 스타 이미지가 강해서 그렇지 연기력에 있어서는 '깔 수 없는' 스타. 한국인이 좋아하는 외국 배우에 항상 이름을 올린다.
1981년 '끝없는 사랑'으로 데뷔한 후 '탑건', '컬러 오브 머니', '7월 4일생', '뱀파이어와의 인터뷰', '어 퓨 굿 맨', '제리 맥과이어', '매그놀리아', '아이즈 와이드 셧', '마이너리티 리포트', '라스트 사무라이' '콜래트럴', '발키리' 등 수많은 작품에 출연하며 카멜레온 같은 모습을 선보였다. 영화 '7월 4일생'으로 생애 처음 노미네이트 됐던 톰 크루즈는 이후 '제리 맥과이어'와 '매그놀리아'로 후보에 올랐지만 역시 수상에 실패했다.
'미션 임파서블'과 같은 대작 블록버스터의 히어로인 크루즈에게는 오스카 트로피는 별 가치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다가도, '매그놀리아'의 자기 방어적인 상처투성이 여심 공략법 강사인 프랭크 매키를 보면 적합한 수상으로 연기력을 인정해주고 싶은 마음이 들게한다. 그게 미친 연기파 이미지가 아니면서도 쿨하게 멋진 배우임을 보여주는 톰 크루즈의 매력이기도 하다. / nyc@osen.co.kr
[사진] OSEN DB, '레버넌트:죽음에서 돌아온 자', '파이트클럽', '본 레거시'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