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스타’가 또 한 건 했다. 어디서 이렇게 예능 원석들을 쏙쏙 잘도 찾아오는지 걸그룹 피에스타 차오루를 MBC의 딸로 키워낸 것에 이어 이번에는 내 귀에 도청장치이자 연남동 덤앤더머 베이시스트 겸 보컬 황의준을 발견했다. 범상치 않은 외모에 독특한 음악세계 그리고 알고 보면 MBC 막장드라마의 열혈팬이라는 반전 취향까지 계속 알고 싶은 황의준이다.
MBC 예능프로그램 ‘라디오스타’는 지난 2007년 5월 강호동의 ‘무릎팍 도사’의 후반 코너로 시작해 10년째 방송되고 있는 장수 프로그램이다. 현재는 ‘라디오스타’ 홀로 독립돼 방송되고 있으며 화제성으로는 단연 매주 수요일 심야를 꽉 잡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토록 오랫동안 사랑받을 수 있는 이유에는 숨겨져 있는 예능원석을 발견해 예상치 못한 웃음을 준다는 것. 스튜디오 토크쇼의 형태를 하고 있지만 다른 프로그램과 차별화되는 것이 바로 게스트에 상관없이 기복 없는 웃음이다. 이번에는 어떤 게스트가 예능 원석으로 발굴돼 인생 역전을 이뤄낼지 지켜보는 것도 재밌는 관전 포인트가 됐다.
실제로 ‘라디오스타’를 통해 떠오른 스타들이 많다. 최근에는 걸그룹 피에스타의 멤버 차오루가 그 주인공이다. 피에스타는 지난 2012년 데뷔해 벌써 5년차 걸그룹이 됐지만, 지난해 케이블채널 엠넷 ‘언프리티 랩스타2’에 출연한 예지를 제외하고는 인지도가 없었던 것이 사실. 하지만 차오루는 ‘라디오스타’에서 엉뚱한 매력으로 시청자들에게 확실히 자신을 각인시켰고 마침내 ‘우리 결혼했어요’, ‘일밤-진짜 사나이2’ 여군특집에 합류하는 등 예능 대세로 떠올랐다.
지난 9일 오후 방송된 ‘라디오스타’에서는 황의준이 차오루를 잇는 예능 대세로의 가능성을 보였다.
이날 방송에서 황의준은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치타여사를 연상케 하는 복장으로 등장해 범상치 않은 포스를 자랑했다. 방송내내 털을 휘날려 ‘방송 최초 털갈이하는 게스트’라는 수식어를 얻고 네티즌들에게는 ‘털갈이형’이라는 친근한 별명도 얻었다. 이어 자신의 얼굴을 “카멜리온 같다”면서 이상순을 닮았다는 말에는 인정하지 않는 모습, 꿋꿋하게 윤상을 닮았다고 주장하는 모습들로 웃음을 줬다.
무엇보다 독특한 음악세계 만큼이나 독특한 드라마 취향을 밝혔는데, MBC 막장드라마 사랑을 절절하게 드러냈다. 그는 “MBC 드라마만 본다. 아침엔 ‘내일도 승리’를 보고 그 다음에는 재방송을 본다”며 “‘내 딸, 금사월’ 굉장했다. 많이 울었다. 어우 정말 최고의 드라마였다. 막장이라니 재밌으면 그만이다. 저에게 기쁨을 주고 행복감을 주지 않나. 매일매일 복수를 해야 한다. 불륜, 복수, 사기, 출생의 비밀이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고 말해 모두를 빵 터트렸다.
황의준은 MBC 막장드라마 사랑에 이어 군 복무 시절 겪었던 ‘잉어싸대기’의 추억, 뮤직비디오 촬영 중 아이들에게 “아저씨 왜 그렇게 살아요?”라는 말을 들었던 에피소드 등 다양한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냈다. 앞으로 펼쳐질 예능 원석 황의준의 활약이 기대되는 바이다. / besodam@osen.co.kr
[사진] '라디오스타'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