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부작이 끝날 때쯤 '시그널'을 넘어서지 않을까요."
김혜수의 뒤를 이성민이 잇는다. 믿고 보는 배우, 연기파 배우들의 기분 좋은 바통터치다. 큰 인기를 누리며 종영까지 단 2회를 남겨둔 tvN 금토드라마 '시그널'의 후속으로 '기억'이 오는 18일 첫 방송을 앞두고 있다.
tvN 새 금토드라마 '기억'(극본 김지우, 연출 박찬홍)의 제작발표회가 10일 오후 2시 서울 왕십리 디노체 컨벤션에서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배우 이성민, 김지수, 박진희, 윤소희, 이준호, 이기우, 윤소희, 박찬홍 PD가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새 드라마 '기억'은 알츠하이머를 선고 받은 로펌 변호사 박태석의 이야기다. 40대 중반 인생 최고의 황금기에 알츠하이머를 갑작스럽게 마주하게 되는 변호사 박태석 역은 배우 이성민이 맡았다.
이성민의 입에서 '기억'만큼 많이 나온 단어는 공교롭게도 '시그널'이었다. 앞서 '미생'으로 호흡했던 김원석 PD에 대한 이야기도 편하게 털어놓으며, 그 인기 드라마의 후속으로 붙게 되는 부담감도 토로했다.
이성민은 "'시그널'이 이렇게 잘 될지 몰랐다. '미생' 끝나고, 김원석 감독에게 '잘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 작품은 절대 같이 안 하겠다'고 했는데, 후회했다. 오늘 아침에도 문자를 보낼까 고민했다. 진짜 (김원석 감독은) 미친 사람 같다. 너무 잘한다"고 김원석 PD에 대한 칭찬을 이어갔다. 그렇지만 '기억' 역시 한 번 기대를 걸어봐도 좋다는 게 시청자를 향한 그의 자신감이다. "우리도 정말 열심히 하고 있다. '시그널'을 뛰어 넘겠다"고 강조했다.
가장 먼저 만족시켜야 할 1번 시청자는 이성민의 아내가 될 것 같은 분위기. 이성민은 "저희 집사람이 '시그널'이 하는 날은 난리를 친다. 너무 재미있다고. 짜증이 난다"고 웃기도 했다.
어쨌든 지금의 분위기를 '잘' 이어가고 싶다는 게 그의 솔직한 심경이다. 그는 '시청률 공약'을 묻는 질문에 "이전에 '미생'을 할 때만 해도 3%만 넘으면 잘하는 거였다. 그때는 프리허그를 내걸었다. 이제는 tvN이랑 '시그널'이 너무 잘 되서 얼마나 나와야 할지 모르겠다. '시그널'의 (시청률) 반만 붙어줘도 4%는 나오지 않을까. 그러면 16부작이 끝날 때쯤 '시그널'을 넘어서지 않을까 하는 소망이 있다"는 바람을 전했다.
박태석 변호사의 아내 서영주 역은 김지수다. 그는 "드라마의 시청률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어떤 작품인지가 더 중요한 것 같다. 박찬홍 감독님과 김지우 작가님의 작품이라서 고민 없이 선택했다. 작품을 보면서 내가 직접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었다"고 이성민의 말을 받았다.
박태석의 전처 나은선 역에는 결혼과 출산을 한 박진희는 "오랜만의 출연이라 떨린다. 내가 느낀 감동을 시청자들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박찬홍 감독님은 저에게 처음 주연작을 주신 분이다. 고민하지 않고 당연히 선택했다"고 복귀작을 '기억'으로 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박태석과 같은 태선로펌에서 브로맨스를 펼칠 정진 역할은 2PM 이준호다. 이미 '미생'을 통해 임시완과 브로맨스를 펼쳤던 이성민의 다음 파트너라 관심이 높다.
이성민은 "남자와 썸타는게 내 전문이다. 임시완을 뛰어넘는 케미가 생길 것 같다.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준호씨가 제 눈치를 안 보고 자기 마음대로 까불기 시작하더라. 제가 하는 연기를 토스를 잘 해준다. 앞으로 몇 회만 잘 촬영하면, 준호씨와는 역대급 케미를 자랑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한다"고 기대를 당부했다.
'식샤를 합시다'에서 활약했던 윤소희도 있다. 윤소희는 태선로펌의 사무원으로 정감가는 이름과 달리 섹시한 외모와 음주가무에 능한 뭇 남성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매력녀다. 태석을 전폭적으로 지지하는 인물이기도 하며, 알츠하이머에 걸린 그의 곁에서 정진과 함께 조력자의 역할을 자처할 예정.
이성민과 호흡하는 윤소희는 "촬영하면서 선배님과 한 공간에 있는 것만으로도 배우는 것이 많다. 순간순간 느끼는 것이 많고 생각이 많아진다"는 말로 작품에 임하는 각오를 내비쳤다.
여기에 시청포인트가 하나 더. 배우 이기우가 만들어 낼 차별화된 악역 신영진이다. 한국 그룹 재벌3세로 또 한 번의 악역을 만들어 낼 이기우는 '베테랑' 조태오(유아인), '리멤버' 남규만(남궁민)을 나열하며 "부담이 된 게 사실이다"며 "이전 악역들과 차별화를 주문했다. 연구를 해서 그 전에 악역과는 차별화를 둘 수 있을 것 같다. 더 교활하고 계산적인 악역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차별화를 할 것임을 강조했다.
오는 18일 '시그널'의 후속으로 방송되는 '기억'은 '부활' '마왕' '상어' 등을 만들어낸 박찬홍 PD, 김지우 작가 콤비의 3년만의 차기작이다. 믿고 보는 제작진, 믿고 보는 배우가 한데 뭉친 tvN이 또 한 번 지상파에 큰 한 방을 날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 gato@osen.co.kr
[사진]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