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심의위(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내 딸 금사월’과 ‘천상의 약속’에 대해 법정제재를 결정했다. 두 드라마는 폭력적인 전개와 과도한 간접광고가 문제가 됐다. 그러나 징계는 뒤늦은 조치일 뿐이다. 막장극 철퇴를 위해서는 드라마를 기획하고 방송하는 방송사들의 각성이 필요할 듯하다.
10일 서울시 양천구 목동 방송회관 19층 대회의실에서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정기회의가 열렸다. 이날 정기회의에서는 종영한 MBC 주말드라마 ‘내 딸 금사월’과 방영중인 KBS 2TV 일일드라마 ‘천상의 약속’에 대한 제재조치에 대한 논의 끝에 관계자 징계와 주의 조치가 내려졌다.
‘내 딸 금사월’은 과도한 간접광고와 폭력적인 장면, 무리한 전개 등이 문제가 돼서 법정제재를 받게 됐다. 방송통심의위는 ‘내 딸 금사월’의 막장성 보다 과도한 간접광고에 대해 문제의식을 가졌다. 특히 드라마가 방영되는 시각에 홈쇼핑에서 해당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 과했다는 지적도 있었다.
‘천상의 약속’에 대해 방통심의위는 더 큰 문제의식을 공유했다. ‘천상의 약속’은 어른이 아역을 과도하게 때리고 자해하는 장면, 자동차로 다른 사람을 위협하거나 도움을 요청하는 친구를 외면해서 죽음에 이르게 하는 장면까지 주로 폭력적인 장면이 문제가 됐다.
이에 대해 방통심의위는 KBS 제작진이 앞서 '내 딸 금사월‘이 징계 받은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비슷한 내용을 방송했다며 주의보다 더 강한 징계를 내려야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첫 심의에서 주의를 받은 ’내 딸 금사월‘과 형평성을 고려하여 결과적으로 주의 조치가 내려졌다.
그러나 징계만으로 막장극들이 쉽게 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시청률에 따라 움직이는 방송사 입장에서는 자극적이고 쉽고 황당무계한 막장 전개를 포기하기 어렵다. 아침과 저녁으로 배우만 바뀐 상태에서 재벌이 등장하는 자극적이고 비슷한 내용의 드라마 방영하면서 진입장벽을 최대한 낮추는 것이 시청률을 높이는 것에 보탬이 된다. 그렇게 높아진 시청률은 다시 한 번 간접광고를 따내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시청률과 막장드라마 그리고 광고의 악순환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찾기는 쉽지 않다. 그렇기에 방송사에게 보다 더 창의적이고 건전한 콘텐츠를 만들어달라고 부탁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pps2014@osen.co.kr
[사진] '내 딸 금사월' 방송화면 캡처, '천상의 약속'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