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지만 강렬했다. 폭풍 주루로 대전 야구장을 일순간 들썩이게 했다. 한화 신인 외야수 강상원(19)이 그 주인공이었다.
한화와 두산의 시범경기가 열린 10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 7회말 선두 이성열이 볼넷으로 걸어 나간 뒤 대주자로 낯선 선수가 하나 등장했다. 등번호 110번, 올 시즌 KBO리그의 최경량(64kg) 선수로 등록된 신인 외야수 강상원이었다. 그의 존재를 확인하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강상원은 후속 주현상 타석에서 2루 베이스를 훔쳤다. 전날 9일 대전 넥센전에서 대주자로 첫 출장하자마자 2루 도루를 성공한 데 이어 2경기에서 도루 2개를 기록한 것이다. 도루 성공률 100%.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강상원은 주현상의 중견수 뜬공 때 태그업하며 3루까지 내달렸다. 두산 3루수 류지혁이 중견수 조수행의 송구를 받지 못하고 뒤로 흘린 사이 강상원은 잠시의 주저함 없이 홈으로 뛰었다. 백업 플레이를 들어간 두산 투수 진야곱이 급하게 공을 잡아 홈으로 토스하듯 던졌지만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으로 들어온 강상원이 더 빨랐다.

발로만 만든 1점, 새로운 한화 야구였고 그 중심에 강상원이 있었다. 시범경기이지만 KBO리그 공식경기에서 강상원이 기록한 프로 데뷔 첫 득점. 덕아웃에서 선배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았다. 이날 한화는 홈런 2개 포함 장단 14안타를 터뜨렸지만 가장 인상적인 순간은 강상원의 폭풍 주루였다.
북일고 출신 우투좌타 외야수 강상원은 지난해 8월 KBO리그 신인 2차지명에서 10라운드 전체 99순위로 한화에 지명됐다. 전체 100명의 선수 중에서 99번째였으니 꼴찌 바로 앞. 청소년대표팀 1번타자로 활약했지만 172cm 64kg 왜소한 체구 때문에 지명 순위가 뒤로 밀렸다.
하지만 한화 입단 후 김성근 감독의 눈에 들었다. 일본 고치 1차 캠프부터 2차 오키나와 캠프까지 소화하며 대주자로 테스트를 받았다. 김성근 감독은 "대주자로 쓰기에는 강상원이 제일 낫다. 발이 빠르고, 주루 센스도 정근우만큼 있다"고 기대했다.
강상원은 고교 3년간 46도루를 기록했다. 홈에서 1루까지 3.92초에 끊는 스피드가 강점. 100m는 12~13초대이지만 50m는 5~6초에 끊을 정도로 단거리에 능하다. 1군에 확실한 대주자가 없어 고민이었던 한화는 강상원의 능력에 주목고, 벌써 2경기 2도루로 그 효과를 보고 있다.
오키나와 캠프 당시 강상원은 "많은 것을 얻었다. 야구의 기본을 다시 배울 수 있었다. 타격도 많이 배웠고, 주루 플레이에도 자신감이 붙었다. 시범경기에서도 기회가 주어지면 더 좋은 모습을 보여 드리겠다"고 자신했다. 그 말대로 시범경기에서 강렬한 존재감으로 99순위 신인의 깜짝 반란을 예고했다. /waw@osen.co.kr

[사진] 대전=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