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오연서가 제대로 망가졌다. 그리고 이는 곧 드라마를 보는 재미를 끌어올리는 동시에 시청자들의 찬사를 얻고 있다.
오연서는 현재 SBS 수목드라마 '돌아와요 아저씨'(극본 노혜영, 연출 신윤섭)에서 전직 조직 보스이자 '전설의 핵주먹' 한기탁(김수로 분)이 죽고 절세미녀로 되살아난 홍난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치고 있다.
오연서는 한기탁이 되살아났다는 설정으로 인해 진짜 김수로처럼 보여야 하는 숙제를 떠안았고, 이는 곧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받았다. 오연서 역시 김수로가 홍난의 전생인 한기탁을 연기한다는 사실을 알고는 걱정을 많이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오연서는 김수로가 직접 녹음해준 음성 파일을 통해 목소리톤을 연습하는 등 최대한 김수로처럼 보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다.
이 덕분인지 오연서는 본격 등장한 2회부터 여배우라고는 믿기지 않는 파격적인 코믹 연기를 선보이며 안방극장에 웃음 핵폭탄을 날렸다. 오연서는 갑작스럽게 남자에서 여자로 뒤바뀐 성별 때문에 갖가지 우여곡절을 겪는 모습을 코믹하게 표현해냈는데 이 과정에서 망가지는 것도 불사하고 캐릭터에 완벽 빙의한 오연서의 연기 열정이 오롯이 느껴진다.
하이힐을 신고 엉기적거리며 팔자로 걷는 모습, 지하철에서 구두를 벗어던지고 맨발을 주무르는 모습, 건장한 남자들과 호기롭게 맞짱에 나서다 힘 빠진 핵주먹에 좌절하는 모습, 김영수(김인권 분)가 환생한 이해준(정지훈 분)과 만나 서로의 몸을 보며 감탄하고 한탄하는 모습 등 모든 말과 행동들이 큰 웃음을 유발했다.
물론 웃기기만 한 것은 아니다. 지난 9일 방송된 5회에서 홍난은 첫사랑 송이연(이하늬 분)이 촬영장에서 굴욕을 당하고 화장실 한 켠에 쭈구리고 앉아 울자 옆에 나란히 앉아서는 땡벌을 불렀다. 이연이 마음 놓고 울 수 있게 해준 것. 그리고 두 사람을 위해 화장실에 아무도 못 들어가게 막아선 승재(이태환 분)의 모습까지 이어지면서 안방 시청자들에게 뭉클한 감동을 선사했다.
이 외에도 홍난은 매니저로서 이연의 재기를 돕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오연서와 이하늬가 만들어내는 케미스트리 역시 '돌아와요 아저씨'의 또 다른 재미 포인트가 되고 있다. 정지훈, 이하늬, 이태환 등 모든 배우들과 찰떡 호흡을 과시하고 있는 오연서의 활약은 김영수와 한기탁의 죽음에 얽힌 비밀을 밝혀내는 과정에서 더욱 빛을 발휘할 전망.
여배우로서는 도전하기 힘든 망가지는 연기까지 훌륭하게 소화하며 너무나 영리하게 연기 스펙트럼을 넓혀가고 있는 오연서에게 쏟아지는 '이렇게 연기 잘하는 줄 몰랐다', '오연서의 재발견' 등의 찬사는 너무나 당연한 일. 드라마를 본 사람들은 모두가 매료될 수밖에 없는 이 '돌아와요 아저씨'와 오연서의 연기가 앞으로 남은 회차동안 어떤 반향을 일으킬지 기대가 모인다. /parkjy@osen.co.kr
[사진] SBS 제공, '돌아와요 아저씨'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