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을 것 같은 '벚꽃' 행진은 왜 계속될까.
밴드 버스커버스커의 '벚꽃엔딩'과 가수 아이유가 참여한 '봄 사랑 벚꽃 말고'가 다시 한 번 봄 시즌 특수를 노리고 있다. 지난 3일 국내 최대 음원사이트인 멜론 실시간 차트에 진입한 이 곡은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면서 20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봄 사랑 벚꽃 말고'도 역주행을 시작하며 차트에 재진입했다.
'벚꽃엔딩'이 5년째 봄마다 차트 역주행을 기록하며 탄탄한 연금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 새삼 놀랍지는 않지만, 왜 리스너들이 질리지도 않고 5년째 3월이 되면 '벚꽃엔딩'을 맞고 있는가는 궁금한 부분이다.
히트곡, 오랫동안 회자되는 명곡의 경우일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이런 곡들이 특정 시기마다 차트에 다시 들어오는 경우는 거의 없다. 매년 3월 빠지지 않고 역주행, 차트 재진입, 간혹 1위까지 오르는 것을 보면 '벚꽃엔딩'의 파급력은 유독 놀라울 수밖에 없다. 봄마다 제2의 '벚꽃엔딩'이 되려고 쏟아지는 새로운 봄 시즌송들의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하고 있는 모습이다.
물론 '벚꽃엔딩'이 매년 봄 특수를 노리고 있는 것은 음악이 좋기 때문일 것이다. 벚꽃의 계절인 3월에 어울리고, 어렵게 듣는 골치 아픈 음악도 아니다. 편안하고 경쾌하게 들을 수 있고, 또 버스커버스커의 개성까지 담아낸 곡이라는 평가다. 아무래도 장범준이 대중의 취향을 제대로 파악한 듯하다.
노래가 좋아 찾아 듣는 팬들도 있지만, 사실 자연스럽게 들을 수밖에 없는 리스너들도 많다. 어느새 '벚꽃엔딩'이 봄을 대표하는 곡으로 자리 잡은 만큼, 봄이 되면 굳이 찾아 듣지 않아도 카페나 길거리에서 어김없이 이 곡이 흘러나온다. 자연스럽게 음원차트 순위가 상승하면서, 실시간차트을 이용하는 리스너들에게는 자동 재생되는 곡이 됐다.
봄노래로 굳어진 이미지 때문에 겨울, 크리스마스가 오면 캐럴을 듣는 것처럼, 벚꽃이 피면 자연스럽게 '벚꽃엔딩'을 플레이리스트에 추가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한 번 봄노래로 굳어진 이미지 이미지가 매우 강력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연상되는 것. 그만큼 봄과 '벚꽃엔딩'의 연결고리가 대중에게 강렬하게 각인된 것.
아무래도 절대 '엔딩'을 맞지 않을 것 같은 움직임이다. /seon@osen.co.kr
[사진]CJ E&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