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금토드라마 ‘시그널’은 보는 것도 만드는 것도 쉽지 않은 드라마다. 드라마를 보면서 수많은 실제 범죄들이 스쳐지나가기 때문이다. 최근 방영되고 있는 ‘인주시 여고생 집단 성폭행 사건’은 밀양 여중생 성폭행 사건을 모티브로 만들어졌다. 이외에도 박초롱초롱빛나리 유괴사건, 신정동 연쇄살인 사건, 대도 조세형 사건과 성수대교 붕괴 참사 등 드라마의 모티브가 된 실제 사건들을 짚어봤다.
▲ 김윤정 유괴사건 - 박초롱초롱빛나리 유괴사건
명품드라마 ‘시그널’의 서막을 열었던 김윤정 유괴사건에 모티브가 됐던 사건이다. 1997년 여름 서울 잠원동에서 당시 9살이던 박초롱초롱빛나리양이 유괴됐다. 유괴범은 박초롱초롱빛나리의 가족들에게 2천만원을 요구했다. 박초롱초롱빛나리양은 후에 싸늘한 사체로 발견됐고 후에 붙잡힌 범인은 출산이 임박한 임산부였다. 부유한 가정에서 자란 그는 씀씀이가 큰 탓에 빚이 쌓여 극단적인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김윤정 유괴사건의 범인도 여자다. 정신병원 간호사로 일한 윤수아(오연아 분)는 사치스러운 성격에 인격장애까지 있어 범행을 말리는 남자 친구까지 살해하고 김윤정 역시 해쳤다. 실제 일어난 사건과 차이가 있지만 범인이 여성이라는 점과 사치스러운 성격에서 유사하게 그려졌다.
▲ 경기남부 연쇄살인사건 - 화성 연쇄살인사건
화성 연쇄 살인사건은 아직까지 범인이 붙잡히지 않은 사건이다. 영화 ‘살인의 추억’에서도 다뤄졌던 사건으로 1986년부터 1991년까지 경기도 화성군 일대에서 10명의 여성이 살해된 사건이다. 이 사건을 둘러싸고 범인이 잡히지 않아 수많은 괴담마저 떠돌았다. 현재는 공소시효가 만료돼서 영원한 미제 사건으로 남은 안타까운 사건이 됐다.
‘시그널’에서는 김혜수와 이제훈 그리고 조진웅이 힙을 합쳐 이 사건의 진범을 붙잡았다. ‘시그널’에서는 진범이 옥상에서 떨어지는 사고를 당해 불구가 됐기에 더 이상 살해를 할 수 없었다는 설정이 더해져 현실성을 더했다.
▲ 대도 사건 - 조세형과 성수대교 붕괴
대도 사건은 말 그대로 '대도' 조세형을 본 떠서 극화했다. 조세형은 1970년대 말부터 1980년대 초까지 재벌 회장과 고위 관료 등 부유층과 권력층만을 대상으로 각종 귀금속과 수억 원대의 현금을 훔치는 등 대담한 절도 행각을 벌였던 인물.
'시그널'에서는 이를 재벌가의 역겨운 상황으로 다르게 풀었지만 '대도'라는 연결고리가 있다. 여기에 1994년 10월 21일 성수대교 붕괴사건이라는 실제 비극까지 한영대교 붕괴사고로 조심스럽게 덧붙여 극에 현실감을 더했다.
▲ 홍원동 연쇄살인사건 - 신정동 연쇄살인사건
배우 이상엽이 섬뜩한 살인마로 출연한 홍원동 연쇄살인사건의 모티브는 비교적 최근 발생한 신정동 연쇄살인 사건이다. 신정동 연쇄살인사건은 2005년부터 신정동에 거주하면서 20대 여성과 40대 주부를 살해해 시체를 유기하고, 또 다른 20대 여성을 납치하려다가 미수에 그친 사건을 가리킨다.
‘시그널’에서 이상엽은 비닐봉지를 사용해서 사람이 죽어 가는 것을 즐기는 섬뜩한 모습의 살인마로 등장해 시청자들을 공포에 빠뜨렸다. 이상엽의 뛰어난 연기가 돋보였다.
▲ 인주시 여고생 집단 성폭행 사건-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은 2004년 경남 밀양 지방의 고교생 44명이 여중생 1명을 1년 동안 지속적으로 성폭행한 사건인다. 당시 가해자들이 지역 유지 집안의 자녀라는 이유로 가벼운 처벌을 받고 풀려나 국민적인 공분을 샀다.
‘시그널’에서는 아주 디테일하게 실제 사건을 드라마 속으로 옮겨왔다. 당시 밀양 사건의 가해자의 부모가 취재진에 “여자애들이 와서 꼬리치는데 거기에 안 넘어가는 남자에가 어디있느냐”고 말해 분노를 일으킨 바 있는데, 이 대사가 드라마 속에서도 그대로 등장한다. 가해자의 엄마가 경찰을 찾아 "여자가 작정하고 꼬리치는데 여기 안 넘어갈 남자들 있어? 내 아들이 무슨 죄가 있어!"라고 말하는 장면이다.
당시 사건은 피해자 아버지가 피해자와 가족들 모르게 가해자 가족과 합의를 한 후 합의금 5000만원을 받고, 결국 사건에 연관된 가해자 44명 중 10명 기소, 20명 소년원 송치, 14명은 합의로 인한 공소권 상실로 사건이 끝나게 됐다./pps2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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