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송중기는 외계인 김수현을 어떻게 이겼을까.
KBS 2TV ‘태양의 후예’가 그 어려운 걸 또 해냈다. 날마다 자체최고시청률을 갈아치우더니, 이번엔 SBS ‘별에서 온 그대’(이하 별그대)의 마지막회 시청률 28.1%를 넘어서며 시청률 30% 돌파를 코앞에 두고 있는 것. 거침없는 괴물 드라마의 행보는 이제 무서울 정도다.
그리고 이 화제의 중심에는 송중기가 있다. 어딜 가도 그의 이야기가 빠지지 않고 그를 보기 위해 ‘태양의 후예’를 본방사수 하고 있는 현재, 대한민국 여심은 ‘송중기 앓이’ 중이다. 이는 한때 ‘도민준 신드롬’을 이끌었던 김수현이 부럽지 않은 인기로, 송중기라는 배우의 전성기를 다시 맞은 셈이다.
송중기가 ‘태양의 후예' 속에서 맡은 역할은 특전사 대위 유시진 역. 아이와 노인과 미인은 보호해야한다는 믿음을 가진 재치 있는 군인으로, 여태까지 김은숙 작가가 그려왔던 남자 캐릭터 중 가장 판타지스러운 인물이기도 하다.
'별그대' 속 김수현 역시 외계인이라는 상상하기조차 어려운 캐릭터를 연기하며 판타지의 진수를 보여주긴 했지만, 송중기가 연기하는 유시진은 현실 속에서 볼 수 있는 군인이라는 직업에 여심을 설레게 만들 수 있는 설정들을 가미하며 매력도를 높인 것.
특히 유시진의 '다나까' 말투는 귀에 쏙쏙 박히는 중독성으로 방송 직후부터 유행하기 시작했다. 김은숙 작가 특유의 직설적이면서도 재기 발랄한 대사와 '다나까' 말투의 시너지 효과가 만만치 않은 것.
물론 여기에는 이를 소화하는 송중기의 활약이 큰 역할을 한다. “의사면 남친 없겠네요? 바빠서”, “난 태어나서 지금이 제일 설레요. 미인이랑 같이 있는데 불 꺼지기 직전” 혹은 “안 되는데, 그 어려운 걸 자꾸 해냅니다. 내가”와 같은 다소 오글거리는 대사도 그의 그윽한 눈빛과 중저음의 목소리가 더해지면 당할 자가 없다.
송중기에 대한 뜨거운 관심과 사랑은 어느 정도 예상됐던 바 임에도 놀랍다. 최근 지상파 평일 드라마에게 시청률이란 30%은커녕, 20%대도 보기 어려웠던 결과이기 때문. 특히 흑역사와도 가까운 악몽을 겪던 KBS 드라마국에게 다시 한 번 황금기를 선물한 송중기의 맹활약은 칭찬 받아 마땅하다.
이제 ‘태양의 후예’에게 남은 것은 마의 30%대 벽을 뚫는 일. 매번 어려운 일을 해내고 있는 ‘태양의 후예’와 송중기인 만큼 드라마계의 새 역사를 쓰게 될 이들의 모습을 기대해본다. / jsy901104@osen.co.kr
[사진] '태양의 후예' 캡처 및 KB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