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 쏜다. 하고 싶은 말은 다 하고, 능력이 있기에 자신감도 넘친다. 기존 로맨스물처럼 남자에게 질질 끌려가는 것이 아니라 주도적으로 연애를 이끈다. KBS 2TV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 속 송혜교는 그렇다. 전형적인 로코의 캔디도 멜로드라마의 비련의 여주인공도 아닌, 주도적인 '사이다' 같은 매력의 여주인공이다.
김은숙 작가의 특기는 마성의 매력을 가진 남자주인공을 만드는 것. '파리의 연인'의 한기주(박신양 분)부터 '시크릿가든'의 김주원(현빈 분), '상속자들'의 김탄(이민호 분)과 최영도(김우빈 분)까지 주연부터 조연까지 특유의 매력이 넘치는 캐릭터들이다. '태양의 후예' 속 유시진(송중기 분)도 마찬가지다. 시작부터 신드롬적인 인기를 이끌 만큼 특별나게 매력적인 캐릭터임은 확실하다. 결국 김은숙 작가의 특기가 다시 한 번 발휘된 셈이다.
그런데 '태양의 후예'는 특별하다. 유시진도 유시진이지만, 여자주인공 강모연(송혜교 분), 그리고 강모연을 똑부러지게 연기해내는 송혜교도 매우 매력적이고 사랑스럽다. 보통 남자주인공에게 열광하는 여성 시청자들까지도 붙잡는 매력이다. 볼수록 더 예쁘고 매력적이다.
김은숙의 기존 드라마 여주인공은 수도꼭지처럼 눈물을 짜내며 재벌인 남자주인공과 비련의 멜로를 만들어냈지만, 강모연은 아니라서 더 특별하다. 매우 강하게 끌리는 남자와도 신념이 다르기 때문에 이별을 선택하고, 병원 이사장에게도 당당하게 사표를 던질 수 있는 캐릭터다. '병원은 강남에 개업해야 한다'라고 말하지만, 재난현장에 스스로 뛰어들 만큼 의리까지 있다. 감정표현은 거짓 없이 솔직하게다. 유시진의 농담을 받아치는 그 센스는 또 어떻단 말인가.
그래서 강모연이, 그런 강모연을 연기하는 송혜교가 더욱 매력적이다. 하이힐 굽을 부러뜨리면서 과감하게 재난 현장에 뛰어들고, 아닌 것은 아니다, 끌리는 사람에게는 끌린다고 솔직해지는 캐릭터. 뻔하지 않고 당당하게 주도권을 이끄는 능동적인 여주인공의 모습은 여성 시청자들에게는 대리만족으로 이어진다.
송혜교야 그동안 어떤 캐릭터든 자기의 옷으로 예쁘게 잘 만들어냈던 배우지만, 이번 작품에서 유독 돋보이는 이유는 실제로 송혜교가 가지고 있는 '여성들의 이상형' 이미지가 강모연으로 잘 이어지고 있기 때문. 톡 쏘는 사이다 같다가도 때로는 아이처럼 순수하고, 또 날카로우면서도 사랑스럽기도 한 캐릭터 그 자체다. 강모연의 세심한 눈빛과 손가락의 떨림까지, 똑 부러지게 연기해낸 송혜교. 여자들마저 반하지 않을 수 없다. /seon@osen.co.kr
[사진]KBS 2TV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