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프로듀스101’, 너희 모두 참 예쁘다
OSEN 라효진 기자
발행 2016.03.12 06: 53

 모두들 ‘무한 경쟁은 현실’이라고 말한다. ‘프로듀스 101’ 속 무대 위 별을 꿈꾸는 연습생들에게는 이 말이 유독 더 크게 다가올 터다. 101명은 61명이 되고, 61명은 35명이 됐다. 이제 곧 35명은 11명이 될 것이다. 끝내 데뷔할 11명도 끝까지 살아 남으리란 보장은 없다. 그런 경쟁을 안 해도 되는 현실은 없을까. 101명의 반짝이는 소녀들을 보고 있을 때면 그런 생각이 든다.
지난 11일 방송된 Mnet ‘프로듀스 101’에서는 두 번째 순위 발표식이 공개됐다. 무려 26명의 연습생이 한꺼번에 방출되는 것을 지켜보는 것도 안타까운데, 이에 앞서 출연진에게 돌연 4차 평가라는 미션이 부여됐다. 최고의 작곡가들이 선사한 다섯 곡의 노래로 펼치는 경연이다. 이 무대에 오를 수 있는 것은, 35위 안에 든 연습생 뿐이었다.
그 동안 현실의 벽은 이들에게 너무 버거웠다. 당연한 듯 피튀기는 경쟁으로 돌아가는 구조는 물론이고, 이 때문에 가끔은 서로에게 칼을 겨눠야 하는 순간도 있었다. 카메라 원샷 한 번을 더 받기 위해 ‘센터’에 목숨을 걸 수밖에 없던 이들은 크고 작은 상처에 눈물을 흘려야 했다. 이 모든 과정이 현실 그 자체라는 것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터다. 그러나 비슷한 현실을 공유하는 시청자들이 연습생들의 아픔을 함께 느끼는 것이 비단 감정의 소치만은 아님도 분명하다.

어느덧 연습생들에게 정이 듬뿍 든 듯한 트레이너들의 눈물은 보는 이들의 마음을 적시기 충분했다. ‘프로듀스 101’의 독설을 담당했던 안무가 배윤정은 다섯 팀으로 나뉜 연습생들에게 “오늘이 나와의 마지막 수업이 될 친구들도 있다. 다그치고 화도 냈는데 이렇게 해야 너희 실력이 는다”면서 아쉬움 가득한 인사를 건넸다. 서로의 진심이 통하며 좌중은 울음바다가 됐고, 배윤정도 결국 눈물을 쏟았다. 케이코닉 김민지의 성숙한 마지막 인사를 들은 제아도 붉어진 눈시울에 고개를 떨군 채 한참을 들지 못했다.
태어나서 처음 좋아하는 일로 칭찬을 들었던 연습생도, 마지막 도전이라 생각하고 프로그램에 임했던 연습생도, 방출의 두려움에 떠는 연습생도 울었다. 이들은 외모와 관련된 악플을 받기도 하고, 이기적이라고 욕을 먹기도 했을 것이며, 불성실하다고 오해 받으며 눈물을 훔쳤을 것이다. 이변 없이 최상위권을 차지한 김세정·최유정·강미나·전소미도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그 무서운 현실들을 극복한 후에 흘린 이들의 눈물은 보석처럼 빛났다. 각종 ‘어른의 사정’들로 프로그램이 논란에 휩싸였을 때도 연습생들은 내내 ‘꿈을 꾸는 소녀들’이었기 때문이다.
다시 무한 경쟁 체제에 돌입할 1위부터 35위까지의 연습생을 비롯해 탈락의 고배를 맛본 강시현, 심채은, 이윤서, 김연경, 임정민, 황아영, 아리요시 리사, 이진희, 유수아, 박가을, 박하이, 김태하, 오서정, 강경원, 정해림, 추예진, 김민정, 김민지, 박세희, 김민경, 조시윤, 김시현, 황수연, 박해영, 윤서형, 강시원 모두가 예뻤고, 앞으로도 예쁠 것이라고 말해 주고 싶다. “조금 오래 걸리더라도 다시 봬러 갈 테니까 조금만 기다려 달라”는 김민지의 말이 시청자들에게도 깊은 울림으로 남을 듯하다. /bestsurplus@osen.co.kr
[사진] ‘프로듀스 101’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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