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같은 형사가 '쩜오'라고 무시하던 여순경 후배와 사랑에 빠질수 있을까. 가능성은 충분하다. 불가능할 것같던 둘의 로맨스는 여러가지 사건이 겹치면서 드디어 골을 향해 치닫고 있다. tvN 금토드라마 '시그널'의 이재한(조진웅 분)과 차수현(김혜수 분) 이야기다.
아직까지 차수현의 사랑은 망자를 그리는 일편단심 민들레 짝사랑이다. 신원불명의 백골이 발견될 때마다 실종처리된 선배 이재한이 아닐까, 과학수사대로 뛰어가는 여심을 드러냈다. 그런 차수현이 추억 속으로 사라진 과거의 사랑을 되살릴수 있는 방법을 알았다면?
'시그널'은 12일 마지막 회다. 차수현은 이제 이재한을 살릴 기회를 잡았고 죽을 힘을 다해 노력할 게 분명하다. 시청자들의 모든 관심은 과연 '시그널' 세 주인공 이재한과 차수현, 그리고 박해영(이제훈 분)이 죽을지 살지에 쏠려 있다. 김혜수의 활약 여하에 달렸다. 과연 세 명이 다 사는 것만으로 시청자는 만족할까. 아니다. 남은 바람이 있다. 바로 이재한과 차수현 사이 사랑의 결실이다.
판타지 스릴러 '시그널'은 기승전로맨스를 외치는 로코와 멜로 드러마들보다 더 절절하고 감동적인 사랑 이야기를 펼치고 있다. 드라마 속 사건들에 완벽하게 녹아들어간 차수현-이재한의 러브라인은 장르를 왜곡하지 않고 오히려 더 빛나게 만드는 보석함이다. 둘 사이 로맨스에서 달콤쌉싸름한 사연들이 하나씩 들춰질 때마다 드라마 '시그널'이 보석처럼 빛나고 있으니까.
지난 14회 때 차수현은 자신을 살리려고 대신 칼을 맞은 이재한을 부둥켜안고 절규한다. "좋아해요. 제가 선배 많이 좋아한다고요. 다른 여자 좋아해도 돼요. 평생 첫사랑 못 잊어도 되니까 다치지도 말고 죽지도 마세요"라고. 이재한의 첫 사랑은 싸이코패스 연쇄살인마에 희생당했고 그녀를 지키지 못한 곰 형사는 외로운 하이에나처럼 살아갔다. 이를 지켜보는 차수현의 마음은 시커멓게 타들어갔을 게 분명하다.
차수현은 지금 살아도 사는 것이 아니다. 영원한 사랑 이재한이 옆에서 활짝 웃으며 자신을 안아줄 때 진정한 삶을 얻을 터. 오늘 '시그널'을 떠나보내야하는 시청차들은 그들의 포옹을 보는 것으로 위안과 행복을 느끼지않을까 싶다./mcgwirej@osen.co.kr
[사진] '시그널'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