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SNL7' 남궁민이 나오면 드라마가 된다
OSEN 이소담 기자
발행 2016.03.13 07: 01

 분명히 생방송으로 진행하는 쇼 프로그램이라고 인지하고 보고 있었다. 그런데 배우 남궁민이 화면에 잡히면 정극을 보는 것 같이 빠져드는 엄청난 에너지의 흡입력이 있다. 역시 배우는 배우라는 생각이 이럴 때 든다. ‘SNL코리아’를 ‘리멤버-아들의 전쟁’으로 만든 남궁민의 힘을 새삼 느꼈다.
남궁민은 지난 12일 방송된 tvN ‘SNL코리아 시즌7’에서 호스트로 출연해 지금까지 보이지 않았던 끼를 거침없이 발산했다.
그의 무기 중 하나는 역시 전공인 연기다. 타고난 연기력으로 어떠한 배역에도 메서드 연기를 펼쳤던 것. ‘SNL코리아’ 제작진들이 대세 남궁민을 모셔놓고 제대로 망가지게 할 준비를 했다고 느꼈던 것은 바로 그 배역 중 하나가 여장 남자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남궁민은 우려와 달리 생각보다 더 아름다운(?) 자태로 여장을 소화했다. 치명적이면서도 새침한 눈빛과 뻔뻔할 정도로 진중한 태도는 어지간한 연기력으로는 표현할 수 없는 것이었다. 그러다 보니 실제로 영화 ‘데니쉬 걸’ 한국판을 만든다면 잘 소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오버일까.
또한 남궁민을 대세 반열로 오르게 만들어준 SBS 드라마 ‘리멤버-아들의 전쟁’(이하 ‘리멤버’) 패러디로 빼놓을 수 없었다. ‘리멤버’에서 남궁민이 선보인 역할은 세상에 둘도 없을 악역 남규만. 그는 강간, 살인, 마약 등 강력 범죄만 일삼는 악질 중의 악질로 지금까지 미디어로 보인 국내 악역 중 손에 꼽을 만큼 강렬한 캐릭터였다.
그런 남규만을 제대로 살린 것은 광기 어린 남궁민의 눈빛 연기와 조절이 안 되는 분노 연기 덕분이었다. ‘SNL코리아’에서도 이 점에 포커스를 두고 남궁민에게 ‘리멤버’ 촬영 현장 콩트를 진행하게 했다. 드라마에서보다 더욱 더 날뛰는 그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고, 클로즈업으로 화면에 얼굴이 크게 잡히면 마치 ‘리멤버’ 속 남규만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줬다. 이로써 콩트 이상의 몰입도를 선사한 것.
분노를 자아내는 악역이었지만 사람들에게 사랑받은 이유가 다 있었다. 드라마가 끝났지만, 알면 알수록 알고 싶은 남궁민의 매력에서는 쉽게 빠져나오기 힘들 것 같다. / besodam@osen.co.kr
[사진] 'SNL코리아 시즌7'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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