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다섯’에서는 불륜 커플보다 더 분노를 자아내는 인물이 있다. 바로 왕빛나의 엄마 역할로 나오는 김청이다. 그런데 김청이 소유진을 향해 진상을 부릴수록 소유진과 안재욱은 점점 가까워져간다. 오히려 김청이 두 사람을 엮어주는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말이다.
KBS 2TV 주말드라마 ‘아이가 다섯’(극본 정현정, 연출 김정규)에서는 불륜 피해자로 이혼한 안미정(소유진 분)과 부인과 사별한 이상태(안재욱 분)의 이야기가 중점적으로 그려지고 있다.
특히 미정은 자신의 동네로 이사 온 불륜 커플 윤인철(권오중 분)과 강소영(왕빛나 분)을 비롯해 소영의 엄마인 이점숙(김청 분) 때문에 고초를 겪고 있다. 마주치는 것도 싫은데 되레 미정 앞에서 뻔뻔하게 구는 점숙 때문이다.
지난 12일 방송된 7회분에서는 심지어 점숙이 미정의 뺨을 때리고, 양육비를 받으려면 무릎을 꿇으라는 뻔뻔한 요구를 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시청자들을 분노케 하는 역대급 장면이 아닐 수 없다.
일단 점숙의 입장은 이렇다. 미정의 할머니 장순애(성병숙 분)가 동네 마트에서 우연히 마주친 소영을 발견하고 그녀의 뺨을 먼저 때렸기 때문이라는 것. 점숙은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말대로 고대로 미정에게 갚아주고 심지어 먼저 때린 미정 쪽에서 사과하라고 나섰다. 애초에 잘못한 사람은 소영인데 자신의 딸은 귀하고 남의 딸은 마음이 무너져도 상관없다는 것인가. 잘못된 모정이 점점 딸을 망치고 있는 것이 아닐지 걱정되는 바이다.
그런 미정의 곁에는 늘 본의 아니게 상태가 있었다. 뺨을 맞을 때도 그랬고, 양육비를 받고 싶으면 무릎을 꿇으라고 전화했을 때도 옆에 있었다. 심지어 상태는 앞서 점숙의 빵집에서 밀가루를 뒤집어쓰고 몸싸움을 할 때도 괜히 밀가루를 맞은 바 있다.
가장 초라할 때를 다 들키고 나니 마음을 터놓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미정은 그렇게 상태가 편해지기 시작했고, 상태는 미정이 신경 쓰이기 시작했다. 두 사람의 그린라이트는 사실상 이제 막 켜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쩌다 보니 점숙 때문에 더욱 가까워진 이들이 사랑을 어떻게 키워나갈지 관심이 집중된다. / besodam@osen.co.kr
[사진] '아이가 다섯'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