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역이라는 설명이 없었더라면, 자칫 그저 그런 드라마 속 재벌 2세 주인공으로 착각할 법할 미(美)청년 맞다. 하지만 섬뜩한 표정이 불쑥 튀어나오는 순간은 소름이 돋는다. SBS 드라마 '미세스캅2'의 이로준(김범 분)이다.
극중 이로준은 EL 캐피탈의 대표이사다. 한마디로 사채업계에서는 꽤 잘 나가는 사업가라는 이야기. 외모, 매너, 미소, 패션까지 모든 것을 완벽하게 갖췄다. 지난 12일 방송에서 처음 마주한 고윤정(김성령)이 감탄할 만 한 스펙이다.
그런 이로준은 확실하게 뭔가를 꽁꽁 숨기고 있는 미스터리한 인물이다. 약한 이를 무력으로 협박하거나, 형사를 사주해 용의자를 빼돌리는 등 악행을 서슴없이 저지른다. 사이코패스를 연상케하는 모습도 종종 내비친다. 곁에 있는 백종식(최진호) 상무이사는 전직 북한 공작원 출신으로 이로준이 지시하는 일을 은밀히 수행한다.
이날 이로준은 자신을 의심하고 거짓말 탐지기로 취조를 시도한 고윤정에게 눈 하나도 깜짝하지 않았다. 더욱이 똑같은 얼굴에 뿔테 안경을 쓴 채 쉬이 해킹을 하는 또 한 명의 동일한 인물은 시청자로 하여금 그가 쌍둥이인지, 다중인격인지를 궁금케 만들기도 했다. 그러다 또 갑자기 고윤정에게 "수사자료를 주면 알고 있는 것을 알려주고 협조하겠다"고 수사 공조를 제안하기도 했다.
끝이 아니다. 아버지에게 인정받고자 노력했으나 끝내 그걸 이뤄내지 못했던 아픈 상처를 안고 있는 것은 물론, 현재는 만취한 어머니를 위해 아름다운 피아노 곡을 직접 연주하는 따뜻한 모습까지 보이며, 정체를 더 의아하게 알 수 없게 만들었다. 어쨌든 한 가지 확실하 건, 이 구역의 美친 악역은 바로 이로준 하나라는 사실이다. / gato@osen.co.kr
[사진] '미세스캅2'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