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너는 넓디넓은 체조경기장에서 물 만난 고기처럼 날아다녔다. 데뷔 후 첫 단독 콘서트라 더욱 그러했다. 팬들의 기쁨 역시 두 배. 2시간이 넘는 공연 동안 위너는 자신들의 이름처럼 '위너'가 됐다.
13일 오후 4시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위너의 첫 번째 단독 콘서트가 열렸다. 공연 시작 전부터 현장에는 이너서클 팬들로 가득했다. 위너의 히트곡 뮤직비디오가 스크린을 채우자 약속이나 한듯 합창하며 무대 위 스타를 기다렸다.
약속한 시각, 강승윤 김진우 남태현 이승훈 송민호 다섯 멤버가 등장했다. 객석의 파랑 야광봉이 물결을 이루자 순식간에 공연장 분위기는 후끈 달아올랐다. 위너는 '고 업'과 '척'을 연달아 부르며 단독 콘서트 개최의 순간을 자축했다.
콘서트는 처음이지만 멤버들은 1년 전 이 곳에서 팬 이벤트를 열었다. 그래서 체조경기장에서의 콘서트는 더 의미가 깊다. 리더 강승윤은 "바로 이 자리에서 팬 이벤트를 진행했었다. 드디어 같은 자리에서 우리의 이름을 걸고 단독 콘서트를 열게 됐다. 감회가 새롭다"고 벅찬 소감을 밝혔다.
팬들은 '때창'으로 화답했다. '공허해'와 '센치해'가 이어지자 객석 팬들은 온몸으로 음악을 즐겼다. 메가 히트곡에 최신곡이라 팬들은 한목소리로 노래를 따라 불렀다. 객석으로부터 엄청난 응원 에너지를 받은 위너는 '이 밤'으로 열기를 이어갔다.
위너는 첫 단독 콘서트에 스페셜 무대를 여럿 준비했다. 엠넷 '쇼미더머니4'에서 송민호가 불렀던 '오키도키'를 이승훈과 함께 듀엣곡으로 준비했고 지디&태양의 '굿보이'도 두 사람만의 색깔로 재해석했다. 지드래곤과 태양이 울고 갈 정도로 환상적인 호흡이었다.
위너로 데뷔하기 전 솔로 앨범을 냈던 강승윤은 오랜만에 '와일드 앤드 영'을 들고 무대에 섰다. 스탠드마이크를 잡고 열창하며 록스피릿을 발산했다. 김진우는 지드래곤의 '삐딱하게'로 섹시 카리스마를 뿜어냈고 남태현은 '좋더라'로 감성을 폭발시켰다. 송민호는 '겁'으로 솔로 무대까지 완성했다.
방송에서 보여 주지 않은 위너의 매력은 무대 위에서 터져나왔다. 싸이의 '나팔바지' 커버 무대를 위해 촌스러운 의상과 복고풍 가발을 쓰고나오는가 하면 주책 맞은 할아버지처럼 콩트를 이어가 팬들을 배꼽잡게 했다. 숨겨둔 위너의 개그 센스에 '나팔바지' 칼군무까지 더할 나위 없는 팬서비스였다.
하나 더. 멤버들은 '응답하라 1988' 패러디 콩트를 찍어 팬들에게 웃음폭탄을 선사했다. 한바탕 웃은 뒤에는 OST곡인 '소녀', '내사랑 내곁에', '걱정말아요 그대'로 어쿠스틱 감성을 자극했다. 위너에게서 재탄생한 '응답하라 1988' OST곡은 또 다른 여운을 남겼다.
위너의 감성 무대는 계속 됐다. 강승윤의 기타 연주에 맞춰 데뷔 앨범 수록곡 '컬러링'이 흘러나왔다. 여기에 신곡 '베이비 베이비'의 감성이 더해져 체조경기장은 위너의 음악만으로 가득 채워졌다. '사랑하지마'까지 위너가 뿜어내는 음악적 감성은 대단했다.
위너의 팬서비스는 끝을 몰랐다. 미완성 신곡인 'LA LA'를 현장 팬들을 위해 깜짝 공개한 것. 중독성 짙은 흥겨운 노래에 팬들은 기립으로 답했다. 이어 '철없어', '스마일 어게인' 등 마치 공연이 다시 시작한 것처럼 신 나는 열기가 끝없이 뿜어져 나왔다.
첫 번째 단독 콘서트가 맞는지 위너는 한바탕 제대로 놀았다. 체조경기장 무대가 좁아 보일 정도. 위너는 '끼부리지 마', '센치해' 등 풍성한 앙코르 무대까지 예고하며 더할 나위 없이 멋진 콘서트를 완성했다. 이름 그대로 위너는 위너였다. /comet568@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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