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를 잘하는 가수도, 랩을 잘하는 가수도, 퍼포먼스에 뛰어난 가수도, 우리나라엔 많고 많다. 하지만 그것들을 골고루 모두 다 갖춘 가수는 손에 꼽힐 정도다. 무엇보다 순간의 무대를 즐기면서 청중과 진심으로 소통하는 가수를 뽑는다면 씨스타 효린이 독보적인 위치에 서 있지 않을까.
그녀는 MBC 예능 프로그램 ‘복면가왕’에 봄처녀 제 오시네로 첫 출연해 결승전까지 올라갔다. 효린의 가창력이라면 가왕의 자리도 충분히 노려볼 법했지만, 워낙 음악대장의 기세가 막강했던 탓에 1승을 눈앞에 두고 좌절해야만 했다. 지난 13일 방송에서 음악대장은 25대 가왕으로 등극하며 4연승을 달성했다.
지난해 겨울 효린은 Mnet ‘언프리티 랩스타’에 출연해 보컬이 랩도 잘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며 성장일기를 썼다. 하지만 씨스타에서 메인 보컬을 담당하는 그녀는 역시 노래를 할 때 매력이 배가됐다.
이날 2라운드에서는 김건모의 ‘미안해요’를, 3라운드에서는 정인의 ‘장마’를 부르며 청중단의 귓가를 자극했다. 음악대장이 승자가 되고 가면을 벗은 효린은 “누군지 모른 채 음악에만 경청해 줄 수 있다는 생각에 다른 매력을 보여드리고 싶었다”며 출연을 결심했던 이유를 밝혔다.
효린은 그동안 KBS2 ‘불후의 명곡’, Mnet ‘언프리티 랩스타’ 등 다양한 음악 예능에 출연한 바 있다. “정말 많이 나갔다. 씨스타와 제 자신을 알리기 위해 시작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그녀에게 경연 중독녀라는 별명을 붙여줬는데, 논란에 정면으로 대응하며 인정하는 자세를 취한 것이다. 다양한 방송을 통해 진정으로 본인이 잘하는 분야를 찾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 어찌됐든 댓글에 ‘쿨한’ 자세를 보였다.
효린은 노래도 못하면서 랩에 도전한 게 아니라 노래에 올인해서 완벽하게 해낸 뒤 다른 장르에 도전한 것이다. 이제 노래에 이어 랩까지 섭렵한 그녀가 앞으로 새롭게 도전할 장르가 무엇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purplish@osen.co.kr
[사진] ‘복면가왕’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