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애프터스쿨 출신 연기자 유이에게서 요즘 푸근한 엄마의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지난해 봄 방송된 tvN 드라마 ‘호구의 사랑’과 요즘 방송되고 있는 MBC 주말드라마 ‘결혼계약’에서 맡은 싱글맘 역할 때문이다. 유이는 아직 20대 후반 미혼임에도 두 개의 드라마를 통해 엄마의 역할을 편안하게 소화하고 있다.
유이는 ‘결혼계약’의 첫 방송을 앞두고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싱글맘 역할은 전혀 두렵지 않다. 가수 출신이라는 편견 없이 봐주시고 맡겨준다면 앞으로도 또 맡고 싶은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외모에서 풍기는 날카로움을 극복하고 새 인물을 창조할 만큼 연기력이 발전했다는 의미다.
지난 13일 방송된 MBC 주말드라마 ‘결혼계약’(극본 정유경, 연출 김진민)에서 강혜수(유이 분)는 한지훈(이서진 분)의 노력으로 한층 가까워진 모습을 보였다.
두 사람은 어머니(이휘향 분)의 간 이식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치기 위해 가짜 연인 행세까지 했다. 지훈은 평생 설움 속에 살아온 엄마를 위해, 혜수는 하나밖에 없는 딸을 먹여 살리기 위해 일을 꾸민 것이다. 목적은 달랐지만 행복해지기 위한 마음을 똑같았다. 혜수는 자살하려는 지훈의 어머니를 극적으로 구하며 세상은 살만한 곳이라고 설득해 결국 간 이식을 진행하기로 했다.
사실 ‘결혼계약’에서 강혜수 역을 맡기 전까지 유이의 이미지는 조금은 까다롭고 모가 난 ‘차도녀’(차가운 도시여자)였다. ‘상류사회’에서 재벌가 막내딸을 연기했던 그녀는 자존심이 강하고 고집 센 여자의 이미지가 강해 사람들은 실제로도 그럴 것이라고 오해했다. 연기보다 가수라는 사실을 더 기억한 것.
유이는 드라마 ‘전우치’(2012)에서 연기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얻기도 했지만, 실력을 쌓아나가며 연기자로서 입지를 굳혀나가고 있다. 지속적으로 주연으로 캐스팅되는 행운을 누리며 시청자들의 뇌리에 강한 이미지를 심어주고 있다.
앞으로 유이가 가수라는 사실을 완전히 생각나지 않게 할 만큼 탄탄한 연기를 보여줄 수 있을지, 얼마나 깊이 있는 연기를 보여줄지 한껏 기대가 높아진다./ purplish@osen.co.kr
[사진] ‘결혼계약’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