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숙에서 시작된 나비효과라고 하면 과장일까. '여자 예능'이 지상파에서 오랜만에 야심찬 출격을 알린다.
KBS가 새 예능프로그램 '언니들의 슬램덩크-어른들의 장래희망'(가제)을 출격시킨다. 여성 멤버들이 주축이 되는 예능은 무려 8년만으로, 현 방송계에서도 거의 찾아볼 수 없는 '레어템'이다.
그렇기에 멤버 조합이 비상한 관심을 끄는데 라미란, 김숙, 홍진경, 민효린, 제시, 티파니가 그 구성원들이다. 연기파 배우에서부터 핫 아이돌까지. 라미란, 김숙, 홍진경처럼 예능감을 이미 입증한 멤버들도 있고 민효린처럼 예능에는 생소해 그 만큼 궁금증을 높이는 연기자도 있다.
이 중 특히 눈길을 끄는 멤버는 김숙이라고 꼽을 만 하다. JTBC '최고의 사랑'으로 이른바 '갓숙'이 된 김숙은 이 프로그램의 태동에 큰 역할을 했을 것으로 여겨진다.
사실 김숙은 '최고의 사랑' 전에는 셀프 디스 개그를 구사하면서도 자존감을 갖춘, 그리고 나이나 개그감이나 존재감이나 대부분의 면에서 평균 정도의 개그우먼이었다. 그런 그가 '최고의 사랑'을 만나면서 여자 예능인으로 큰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개인적인 인기 상승을 넘어 일면 고무적인 것은 '최고의 사랑' 속 성 역할인데, 이 예능프로그램에서 김숙은 가부장적인 남자를 여자버전으로 탈바꿈시킨 개그를 펼친다. 남편 윤정수에게 조선시대 남자들이 여자들에게 했던 말들을 패러디해 풍자하는 식이다. 윤정수는 또 이런 김숙을 곧잘 따른다. 이에 김숙은 보는 이에게 일종의 카타르시스까지 안긴다.
이런 김숙의 모습은 대중, 방송 관계자들에게 여자 예능인에 대해 다시금 환기시켰고, 가상 연애에 머무르지 않고 적극 활용하고픈 의욕을 돋궜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어른들의 장래희망'은 타이틀처럼 이루지 못했던 꿈이나 지금 이루고 싶은 간절한 꿈을 이루어가는 과정을 그린다.
물론 김숙의 인기가 케이블을 넘어 지상파 여자 예능의 부활로까지 이어졌다고 말하기에는 어려움이 있겠으나, 어느 정도 날갯짓을 한 것은 분명해보인다. 원래 변화는 작은 것에서 시작되니까.
오는 4월 초 방송 예정이며 3월 말 첫 녹화를 진행한다. / ny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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