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연구가 백종원, 종이접기 선생님 김영만, 모르모트 PD에 최근 합류한 방송인 이경규까지 MBC 예능프로그램 ‘마이리틀텔레비전’(이하 ‘마리텔’)의 수훈선수다. ‘마리텔’ 표 편집도 웃음 요소 중 하나이지만 기본적으로 콘텐츠가 중요하기 때문. 각기 다른 스타일로 시청자들을 끌어당긴 4명의 수훈선수를 모아 명예의 전당을 마련해봤다.
◇백종원, 대적할 수 없는 신계
백종원의 ‘쿡방’(요리하는 방송)은 대적할 수 없는 신의 영역이라 부른다. 사실 요리하는 방송이 얼마나 재밌을까 의심이 갔던 것도 사실, 방송 경력이 없는 백종원이 실시간 소통까지 해가면서 콘텐츠를 이끌 수 있을까 했던 것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백종원이 첫 생중계에 나섰을 때 모두 감탄을 금치 못했다.
백종원의 무기는 소통과 진솔함에 있었다. 빠르게 움직이는 채팅창을 어떻게 그렇게 잘 캐치하는지, 재기발랄한 댓글들을 하나하나 읽어가며 함께 하는 방송을 만들었다. 이에 생중계에 많은 시청자들이 몰릴 수밖에.
동시에 태운 음식은 태웠다고 말하는 그 솔직함이 매력 포인트로 자리 잡았다. 또한 음식의 맛은 설탕이라며 설탕을 들이붓는 모습도 솔직했다. 이에 ‘슈가 보이’라는 달달한 별명도 생겼다. 백종원은 ‘마리텔’을 통해 요리연구가를 넘어 ‘대세’ 방송인으로 떠오르게 됐다. 그의 인기는 방송 초반 ‘마리텔’을 자리 잡게 한 일등공신이라 할 수 있겠다.
◇김영만, 추억을 소환하다
눈물바다가 된 방송도 있었다. 종이접기 선생님으로 유명한 김영만의 등장이었다. 그가 출연한다는 소식만으로도 2030세대는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다. 과거 어린 시절 텔레비전을 통해 함께 종이를 접던 아저씨의 귀환이었기 때문이다.
‘코딱지들’이라고 부르던 말투도, 뚝딱이 인형도 그대로였다. 깜짝 등장한 신세경까지 어린 시절의 향수를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아니나 다를까. 채팅창은 모두 눈물바다로 가득 찼고, 생중계 방은 입장하기 힘들 정도였다. 김영만의 위력은 신계 백종원을 위협할 정도. 추억의 콘텐츠로 시청자들을 웃고 울렸던 종이교실이었다.
◇모르모트 PD가 장르다
모르모트 PD로 통하는 ‘마리텔’의 조연출 권해봄 PD는 그 자체가 장르가 되고 있다. 어떤 방송에 나와도 웃음을 보장하고 있는 것. 주로 실험 방송에 투입되는데, 특히 몸을 쓰는 방송에서 강세를 보였다. 대망의 첫 방송이었던 예정화와의 트레이닝부터 스포츠댄스, 초아(AOA)와의 가상 연애, 격투기 방송까지 그가 나온 분량은 모두 레전드로 기억되고 있다.
최근에는 케이블채널 Mnet ‘프로듀스 101’의 트레이너 가희와 배윤정의 댄스 교실에 나온 장면이 화제가 됐다. 특히 ‘픽미’ 노래에 맞춰 춤을 선보이는 장면이 웃음을 자아냈던 것. 몸과 마음이 따로 노는 모습에 웃음을 참을 이가 없을 정도였다.
이 방송이 화제가 된 건 모르모트 PD가 단순히 웃음만 줬기 때문이 아니다. 몸치였던 그가 트레이너들의 수업을 통해 일취월장한 댄스 실력으로 감동을 선사한 것. 물론 뻣뻣한 동작은 여전했으나 그의 노력에 모두 박수를 보냈다. 또한 생중계에서 배윤정의 막말이 논란을 낳았던 바. 이를 본방송에서는 모르모트 PD의 성장기로 승화해 논란을 잠재우고 감동을 살릴 수 있었다.
◇이경규, 누워서 웃기는 방송
이제는 누워서 웃기는 방송까지 등장했다. 바로 이경규다. 이경규는 MLT-23에 합류해 지난 13일 첫 생중계를 진행했다. 반려견과 함께한 콘텐츠로, 뿌꾸가 낳은 강아지를 인터넷 방송을 통해 분양하겠다고 나선 것.
‘호통’의 원조로 일컬어지는 이경규였지만, 자극적인 소재 없이 반려견들과 함께 ‘힐링’ 방송을 펼쳤다. 그런데 이를 풀어내는 방식이 묘하게 웃음을 자아냈다. 생명의 존엄성을 외치던 이경규가 강아지들처럼 바닥에 누워버린 것. 딱히 무언가를 하지 않는데 심지어 누워있는 모습이 다인데도 시청자들은 웃음을 터트렸다.
대한민국 예능은 오늘 전과 후로 나뉠 것이라고 외쳤던 본인의 말처럼 실제로 이날 방송은 실시간 시청률 1위를 차지하고 말았다. 이에 생중계를 시청하지 않은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도대체 이경규가 어떤 방송을 펼쳤기에 눕기만 해도 1위를 차지했는지 궁금증이 늘고 있고, 이는 본방송에 대한 시청 욕구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 besodam@osen.co.kr
[사진] OSEN DB, MBC 제공, '마리텔'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