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의 앨범, 그보다 의미 있는 것은 성인이 된 이후 처음으로 공개하는 앨범이었다는 것. 이하이의 이번 활동은 그의 가수 인생의 하이라이트였다.
이에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는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샤이니 종현의 지원사격, 타블로의 프로듀싱, 도끼 송민호 등 쟁쟁한 래퍼들의 피쳐링까지. 어마무시한 필승전략이 뒷받침됐다. 그리고 이하이는 여기에 소울풀한 음색과 더욱 깊어진 감성을 더해 대중의 귀를 사로잡았다.
좋은 성적으로 이어졌다.이하이가 약 3년 만에 들고 나온 하프앨범 ‘서울라이트(SEOULITE)’로 가요계를 휩쓸고 있다. 발매와 동시에 음원차트 1위를 휩쓴 것은 물론, 4억 중국 팬들까지 열광시키며 그간의 무서운 성장을 보여줬다.
올해로 스물 한 살, 성인이 돼 처음으로 앨범을 낸 의미 있는 시점에서 이하이를 직접 만났다. 직접 이야기하는 YG엔터테인먼트, 그리고 자신의 소울, 열애에 대한 이야기 등이 꽤나 흥미롭다.
이하이와 나눈 이야기들을 가감없이 전한다.
- 먼저 컴백 소감이 궁금합니다
“3년 만에 컴백하게 됐는데, 일단은 많이 떨리네요. 준비하는 동안 많은 생각을 했어요. 너무 좋고, 3년 만에 무대에서 노래할 수 있게 돼서 행복한 시간 보내고 있습니다. 일단은 저희 회사가 커서 소속 가수들 많아요. 빅뱅 오빠들도 컴백 준비하고 있었고..저도 준비를 했지만 시기가 늦춰진 거 같아요.”
- 음원 발매와 동시에 1위 휩쓸었다. 소감 어떤지
“기대 이상이었죠. 3년 만에 컴백해서 10대의 모습만 기억하실 줄 알았어요. ‘K팝스타’ 당시의 이미지가 있어서..많이 떨렸어요. 음원차트 진입 전까지 에픽하이 오빠들이랑 차트 기다리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많은 사랑주셔서 감사했어요.”
- 공백기가 짧지 않았는데, 어떻게 보냈나요
“대단한 무언가를 하지는 않았어요. 노래 연습하고...외롭다는 생각도 들었고, 빨리 노래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죠. 그렇다보니 힘들었어요. 그런데 3년 만에 무대에 설 수 있게 되니 그런 마음이 사라지더라고요.”
- 공백기 힘이 된 것은?
“어머니가 함께 해주셨어요. 조언도 많이 해주시고 힘내라고 해주시고, 기다리는 분들이 계실 거라고 용기를 주셨어요. 혼자 보냈다면 정말 외로웠을 것 같아요.”
- 예뻐진 거 같아요.
“하하. 감사합니다”
- 성인이 되고 내는 첫 앨범, 달라진 점이 있나요?
“음악적으로 성인이 됐다는 점이 조금은 담긴 것 같아요. 제 목소리를 어른스럽게 들어주시는 분들도 계셨지만, 그간은 귀여운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했었죠. 하지만 조금은 음악적으로 성숙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실제로 작업할 때도 많이 생각하며 작업했던 거 같아요.”
-종현과 작업 어땠나요?
“종현 선배 곡인 줄 몰랐어요. 타블로 오빠와 작업하다 처음 들었는데, 당시 위로하는 노래를 하고 싶다고 말씀드렸더니 ‘한숨’을 들려주셨었어요. 녹음 하는 중에도 종현 선배의 곡인 줄 몰랐어요. 정말 감사하죠. 독특하게 보시는 분들도 계신데 가사나 멜로디 라인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부분이 있는 거 같아요. 다음에는 신나는 노래로 함께 해봐도 좋을 것 같아요.”
- 실제 만나서 작업이 이뤄졌나요?
“타블로 오빠를 통해서 코멘트를 전하고 받고 했죠. 만나 뵙고 싶지만 뵙지 못했어요. 만나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어요. 조만간 종현 선배님이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에 한번 출연할 계획이에요.”
- ‘서울라이트’라는 앨범명과 구성은 어떻게 정해졌어요?
“앨범명은 맨 마지막에 정해졌어요. 어쨌든 저의 이미지가 팝송을 부르는 여자 아이라는 느낌이 강했잖아요. 저는 경기도 부천에서 자란 토종 한국사람이에요. 서울에 대한 멋짐을 표현하면 어떨지 주변 사람들이 말씀해주셨어요. 서울에도 멋진 곳이 많은데 굳이 해외로 나갈 필요가 있나 싶었어요. 한국적인 면으로 표현할 수 있는 음악들이라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소녀에서 숙녀가 되면서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개인적으로는 변한 것은 없는 거 같아요. 아직 10대인 거 같고 평생 그럴 것 같아서 아직도 걱정이에요. 집에서도 막내에요.”
- 힙합적인 요소들이 많이 들어간 앨범.. 힙합 좋아하나요?
“정말 좋아하죠.”
- 민호, 도끼, 인크레더블과 작업했는데..어땠어요?
“민호오빠는 편하게 작업했어요. ‘월드투어’라는 제목이 거창하잖아요. ‘월드 투어’를 할 수 있는 멋진 래퍼를 시키자고 말을 하다가 민호 오빠가 선정됐어요. 랩 가사가 정말 좋아요. 마음에 너무 들었고..인크레더블 씨는 ’쇼미 더 머니‘ 때 한번 뵌 적이 있었다. 개인적으로 그런 색깔의 래퍼를 좋아하는 거 같아요. 급하기보다 여유가 있는 스타일이요. 도끼 오빠랑은 개인적인 친분이 있었어요. 지인을 통해 소개를 받아서 친하게 지내고 있었죠. 직접 연락 드려서 부탁드렸더니 흔쾌히 수락해주셨어요.”
- 바비와 민호의 차이점?
“바비 오빠는 역동적이에요. 랩 안에 멜로디도 넣기도 하고..뭔가 자연스러운 무드가 좋았던 거 같아요. 민호 오빠는 말 그대로 랩을 정말 잘 하시죠. 녹음할 때 래퍼 분들이 같이 있었는데 랩하는 모습을 보고 놀랐어요. 제 느낌으로는 정말 잘했던 거 같아요.”
-타블로와 투컷, 프로듀서로서 어떤가
“편하게 작업할 수 있었던 거 같아요. 오빠들이랑은 쉬는 날 없이 만났어요. 1월 1일 12월 31일 다 만났죠. 편하게 대화를 했고 그런 것들이 좋았어요. 많은 것이 아니라 중요한 한 가지를 지적해주시는데 그런 점들이 도움이 많이 된 거 같아요.”
-K팝스타를 즐겨 보는지?
“이번 시즌은 잘 못봤어요. 사장님이 나오시기 때문에 모니터 해야지 싶은데 왜인지 너무 긴장되고 떨려요. 그 때 기분이 너무 떠오르는 거 같아요. 갈수록 어린 참가자 분들이 많이 나오는데. 안 떠는 참가자들 너무 놀랍고, 긴장되는 그 마음이 이해가 돼요. 기억에 남는 참가자는 예담이.”
-YG엔터테인먼트 소속.. 단점 있나
"단점은 오랜 공백기죠. 회사가 원망스럽지는 않아요. 한 1년 쯤 됐을 때는 왜 이렇게 오래 쉬어야하지 싶기도 해요. 원망스럽고 서운하다 싶다가도 오히려 그것이 기대감을 주는 장점이 된 거 같기도 해요. 결과적으로는 원망스럽지 않아요.“
- 대중이 이하이를 왜 좋아할까.
“저도 의문이에요. K팝스타에서부터 좋아해주셨는데 그 당시 이상한 아이였는데 왜 좋아해주시는지 잘 몰랐었어요. 당시 어린 아이가 나와서 뭔가에 구애 받지 않고 자연스럽게 노래를 하니까 관심 갖고 좋아해 주셨던 거 같아요.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 솔로 유닛 계획?
“지금 바로는 없는 걸로 알고 있다. 아직 하프 앨범밖에 안 나왔고, 다음 하프 앨범에서 콜라보 하는 것을 많이 보실 수 있을 거 같다. 앞으로 콜라보레이션을 하고 싶다.”
-소울이 뭐라고 생각하나요
“한이 담긴 노래가 진정한 한국의 소울이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소울에 대한 질문이 나올 때면 그 때마다 다른 대답을 한 것 같지만 내 안에 한이 있다고 생각해요. 노래 할 때 그런 것을 넣으려고 노력했어요. 제가 노래 안에 창의 요소가 있다고 생각해요. 다만 그것을 올드해 보이지 않게 보이려고 노력한 거 같아요. 어떻게 들으셨는지는 모르겠어요.”
- 연애는 안 하나
“어제 인기가요 끝나고 위너 오빠 콘서트 회식자리를 갔는데 열애 이야기를 하시더군요. ‘너가 남자를 만나면.. 알지?’ 라고 하시더라고요. 열애 하지 말라는 뉘앙스였어요. 저는 사장님 말을 너무 잘 들어서 문제에요.”
- 다가오는 분들은 없나
“최근 설레는 노래들이 많이 나왔잖아요? 되게 공감이 안 되더라고요. 나에게 그런 일이 닥치면 행복하겠다 싶긴 해요. 따로 연락이 오시더나 했던 분들은 없었다. 연락 좀 주셨으면 좋겠네요.”
-몰래 연애하다가 걸리면 어떻게 되나
“걸리신 분들에게 여쭤보고 싶어요. 제가 경험을 해보면 좋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 잘못 생각한 거 같네요.”/joonamana@osen.co.kr
[사진] YG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