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칭 ‘1호선 유재석’ 홍수민 군이 개그맨의 길을 걸어도 될까. 아직까지 개그 스킬은 부족했지만 센스는 충분했다.
14일 방송된 SBS 예능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이하 동상이몽)에서 개그에 빠진 고등학교 3학년 아들이 걱정인 아버지의 사연이 공개됐다.
‘미래의 유재석’이란 수식어를 가진 홍수민 군은 공부보다 개그에 관심이 많은 학생이었다. 그의 아버지는 아들이 개그맨이 되겠다는 결심에 “얘는 개그맨을 할 얼굴이 아니다. 공부를 잘했으면 좋겠다”라며 아들의 꿈을 반대했다.
하지만 아들은 길에서 만난 모르는 할머니 앞에서 개그를 선보였고, 심지어 동네 테니스장을 찾아 아저씨들에게도 개인기를 방출했다. 그의 무대는 동네 광장이었는데 윗옷을 벗고 시선을 끌려고 했지만 아무도 봐주는 사람이 없었다.
아버지는 아들의 개그 열정에 “심지어 (아들에게)욕까지 했다. 사람인가 돌연변인가 싶다”고 나무랐다. 수민 군은 천안에서 서울까지 지하철 1호선을 타며 왕복 4시간 동안 승객들을 상대로 개그 연습을 했다.
공부를 못했던 수민 군은 개그 학원을 다니고 싶은 마음에 부모님에게 1등을 하겠다는 약속을 했는데 결국 목표를 달성해 등록을 마쳤다. 하지만 개그에 집중하면서 성적이 반에서 30등까지 하락한 상황. 아버지는 좋은 머리로 다른 일을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상황을 지켜본 개그우먼 홍윤화는 “개그는 웃음을 주는 것이지, 웃음거리가 돼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장동민도 “저도 과거에 지하철 개그를 해봤다”며 “몇 번 해봤지만 아닌 것 같다”고 선배로서 조언을 해줬다.
이날 무대에서 수민 군은 애드리브 개그를 선보이면서 진행을 했는데 호응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긴장을 한 탓에 말도 빨라졌고, 손동작도 어색함을 안겼다.
그가 재능이 없음에도 개그맨이 되고 싶은 이유는 소심한 성격을 고치고 싶었기 때문이다. “TV를 보며 정말 유재석이 부러웠다. 다 따라 해보고 일상에 적용해보니 소심한 성격이 바뀌었고 스스로 멋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MC들은 수민 군의 개그 연습이 방법론적으로 잘못됐다고 지적하면서도 개그맨으로서 센스가 있다고 칭찬했다. 결국 아들은 학교에서 열심히 공부도 하면서 개그에 집중했다. 그는 아버지에게 “좋은 대학에 가서 좋은 개그맨이 되겠다”고 약속했다./purplish@osen.co.kr
[사진] ‘동상이몽’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