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블루’ 이윤석과 김진수가 20년 만에 뭉쳤다. 1996년 MBC 코미디 프로그램 ‘오늘은 좋은 날’에서 립싱크 분장쇼를 했던 두 사람은 MBC 모바일 예능 채널인 MBig TV(엠빅 TV)의 ‘립싱크 배틀-허리케인블루’를 통해 재결성했다.
‘립싱크 배틀-허리케인블루’는 이윤석, 김진수 그리고 방송인 서유리가 진행을 맡는 구성. 시청자들의 재기발랄한 립싱크 영상을 소개하는 경연 프로그램이다. 오는 26일부터 포털사이트 네이버 TV캐스트 엠빅 TV를 통해 정식으로 공개된다.
‘우리 결혼했어요 세계판’을 연출하며 한류 예능을 이끌었던 유호철 PD가 연출하는 이 프로그램은 ‘꽃미남 브로맨스’, ‘아이돌 초근접 관찰일기-나를 찾아봐’와 함께 엠빅 TV가 야심차게 준비한 프로그램이다.
첫 방송은 대세 여성 아이돌그룹 여자친구가 특별심사위원으로 함께 할 예정. 이윤석과 김진수는 여자친구의 히트곡 ‘오늘부터 우리는’에 맞춰 립싱크 퍼포먼스를 보여줄 계획이다. 이미 촬영은 마친 상태. 두 사람은 여장을 하고 여자친구처럼 하늘하늘한 치마를 입은 채 역동적인 안무를 재미있게 소화했다.
두 사람은 지난 13일 서울 마포구 상암 MBC 일대에서 진행된 촬영에서 파격 분장과 의상을 갖추고 카메라 앞에 섰다.
두 사람이 ‘허리케인블루’ 이후 정규 프로그램에서 뭉친 것은 처음. 무려 20년 만이다. 김진수는 “이렇게 다시 허리케인블루를 하는 게 맞나 고민했는데 지금 아니면 못할 것 같아서 하게 됐다”라면서 “20년 전처럼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을 것 같아서 한 번 더 해보자고 결심하게 됐다. 아마 우리 두 사람이 나이가 있기 때문에 이렇게 분장쇼를 하는 게 마지막이 아닐까 싶다”라고 웃었다.
이윤석은 “개그맨들은 아무래도 자신들이 잘했던 것을 또 하는 것을 꺼리게 된다”라면서 “20년 전에 일주일 내내 연습하고 무대에 오르고 다시 연습하는 일을 3년간 했다. 허리케인블루가 끝나고 쾌재를 불렀다. 그런데 몸이 편해지니까 우리에 대한 관심이 줄어드는 것 같았다. 목숨 걸고 고생을 하는 것을 사람들이 좋아하는구나 싶었다. 그리고 지금 아니면 못하지 않겠나”라고 출연을 한 이유를 밝혔다.
흔히들 허리케인블루라고 하면 즉석에서 퍼포먼스를 했다고 오해하기 쉽다. 허나 20년 전에는 일주일 내내 연습을 했다. 입모양부터 동작, 표정 모두 잘 짜인 콩트였다.
이윤석은 “방송국에서 먹고 자고 그랬다”라면서 “이제는 처자식이 있는 가장이라 그렇게는 못한다”라고 농담했다. 이어 그는 “여자친구 안무를 각자 연습하다가 어제 만나서 7시간가량 맞춰봤다. 해보니깐 하루를 더 연습해야 할 것 같더라. 이제 나이가 들어서 몸이 잘 안 움직이고 가사도 잘 외워지지 않는다.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김진수는 “사실 우리의 분장이 과해서 시청자들이 혹시나 불편해할까봐 걱정된다”라면서 “나이 먹었는데 이러고 있다고 좋게 보지 않을까봐 걱정이 되는데 우리 스스로 즐겁고 그 즐거움을 공유하기 위해 하는 것이라는 것을 이해해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당부했다.
이윤석은 “방송에 나가는 게 아니라서 혹시나 우리가 수위 조절을 하지 못할까봐 걱정이 되기도 한다”라면서 “분명히 우리를 능가하는 시청자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노래 경연 프로그램에서 가수보다 노래를 잘하는 참가자가 있는 것처럼 재밌는 퍼포먼스와 아이디어가 있는 시청자가 존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기대했다.
김진수는 ‘허리케인블루’를 즐기는 관전 지점을 설명했다. 그는 “친구들과 재밌는 추억이 만들 수 있는 프로그램이 될 것 같다”라면서 “최근에 우리처럼 립싱크 퍼포먼스를 하는 네티즌이 많다고 들었다. 젊은 분들이니까 아이디어가 좋은 것 같다. 부담 갖지 마시고 추억을 쌓는다고 생각하고 많이 지원을 해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김진수는 “요즘 여러 가지 힘든 일들이 많으실텐데 잠깐이나마 우리 프로그램을 보고 즐거우셨으면 좋겠다”라면서 “스트레스를 푸는 시간, 서로 서로 웃을 수 있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사실 최근 인터넷 동영상 사이트에는 허리케인블루를 연상하게 하는 재기발랄한 네티즌이 만든 립싱크 퍼포먼스 영상이 화제가 됐다. 때마침 MBC가 립싱크 배틀이라는 구성을 기획했고, 20년 전의 큰 인기를 누렸던 이윤석과 김진수가 다시 손을 맞잡았다.
이윤석은 “사실 립싱크 영상은 전세계적으로 많이 하는 놀이인데 우리나라에서는 감사하게도 허리케인블루가 보통 명사처럼 됐다”라면서 “단순히 립싱크 배틀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다채로운 뮤직쇼로 범위를 넓힐 수도 있을 것 같다”라고 기대했다.
마지막으로 이윤석은 “함께 영상을 만들다보면 분명히 우리처럼 끈끈해질 것”이라면서 “추억이 되는 영상이 평생 남는 것이라고 보면 되니까 많은 지원을 해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 jmpyo@osen.co.kr
[사진] 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