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불륜이다. 미스터리 스릴러 드라마라는 장르로 잘 포장했지만, 첫 방송부터 펼쳐진 불륜극에 시청자들은 반발심을 내세우고 있다. 과연 ‘베이비시터’는 어떻게 불만을 잠재우고 남은 3부를 잘 마무리할 수 있을까.
KBS 2TV 4부작 드라마 ‘베이비시터’는 유복한 집안의 세 아이를 돌보는 보모와 그 집의 남편과 아내에게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미스터리 스릴러 드라마로, 조여정 김민준과 신예 신윤주가 출연한다. 극본 공모에서 우수상을 받은 당선작을 바탕으로 제작한 것으로 탄탄한 작품성이 기대된 드라마이기도 했다.
뚜껑을 연 ‘베이비시터’는 영화 ‘하녀’가 떠오를 만큼 자극적이고 선정적이었다. ‘하녀’는 상류층 대저택의 하녀로 들어간 은이(전도연 분)이 주인집 남자 훈(이정재 분)의 유혹으로 위험한 관계에 빠지게 되는 내용. ‘베이비시터’는 하녀가 베이비시터로 바뀌었다는 점을 제외하고 이와 비슷한 설정을 자랑했다.
그림 같은 집에서 행복하게 살던 부부 상원(김민준 분)과 은주(조여정 분)의 평화는 베이비시터 석류(신윤주 분)가 들어오고 난 후부터 깨졌다. 상원은 묘한 매력의 석류에게 끌리기 시작했고, 결국 은주가 외출한 사이 그에게 키스를 시도하며 불륜을 저질렀다.
문제는 가족들이 시청자는 주요 시간대에 불륜이라는 부적절한 소재를 다뤘다는 것. 이에 대해 연출을 맡은 김용수 감독은 첫 방송을 앞두고 “드라마 자체가 가족 시간대에 나가기에는 부적절해서 걱정도 많이 하고 있다. 하지만 제가 보기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 같다“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방송 직후 드라마에 대한 반응은 다른 의미로 뜨거웠다.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수위가 적절치 못했다는 것. 문제의 장면들이 방송되는 동안 19세 이상 관람가라는 마크가 화면 상단에 뜨긴 했지만 지상파에서, 그것도 10시라는 황금 시간대에 19세 미만 청소년들이 시청하는 것을 방지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물론 ‘베이비시터’는 4부작으로 짧은 호흡의 드라마다. 하지만 주로 가족 단위 시청자들이 시청하는 시간대와 공영 방송인만큼, 소재를 선택함에 있어 보다 신중을 기했어야 한다는 것이 대다수의 의견. 모쪼록 남은 3회는 불륜보다 미스터리 스릴러라는 독특한 장르를 십분 활용해보는 건 어떨까. / jsy901104@osen.co.kr
[사진] ‘베이비시터’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