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합 프로그램을 떠올리면 Mnet, Mnet하면 힙합프로가 자동으로 연상된다. 그만큼 Mnet이 만들어 낸 힙합 철벽은 예상외로 두텁고, 넘어서기 힘든 분위기다.
비주류였던 힙합이 이렇게 주류 문화로 급속도로 떠오른 것 역시 Mnet의 힘이 컸다. 래퍼 서바이벌 '쇼미더머니'와 여성 래퍼로 한정된 스핀오프 '언프리티 랩스타'가 기대 이상의 큰 반향을 일으키며, 출연 래퍼들의 인지도와 인기를 급상승시켰다. 프로를 통해 배출된 래퍼들은 지상파로 역진출 하거나, 각종 CF, 화보 촬영, 또한 행사 러브콜이 급증하는 효과를 누렸다.
이후 시즌제로 자리매김한 '쇼미더머니'와 '언프리티 랩스타'는 '넘사벽' 힙합 프로그램이 됐다. 최근 1차 예선전이 끝난 '쇼미더머니'는 도끼-더콰이엇, 길-매드클라운, 자이언티-쿠시, 쌈디-그레이 등의 화려한 프로듀서진은 물론 비와이, 원, 서출구, 슈퍼비, 우태운, 정상수, 씨잼, 지투, 레디 등 쟁쟁한 출연자가 그 규모를 실감케 했다. 뿐만 아니라 MBC '무한도전' 멤버 정준하가 벌칙의 일환으로 예선전에 참여했다.
당초 제대로 된 멤버 모으기에 애를 먹였던 시즌1에 비하면 시즌5 현재는 실력파 언더 래퍼들이 대거 자진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이미 인지도가 상당한 오버 래퍼들의 합류도 마찬가지다.
이와 관련해 '쇼미더머니'와 '언프리티 랩스타' 등을 연출한 Mnet 고익조 PD는 "2000년 '힙합 더 바이브'를 시작으로 Mnet에서는 힙합 음악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언더그라운드 래퍼들과 음악을 조명해왔다. 음악전문채널로서 장르음악의 대중화를 위해 '쇼미더머니' '언프리티 랩스타' 등의 프로그램을 제작하며 시청자들에게 보다 쉽게 다가가려 노력했던 게 성과를 거둔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고 PD는 "'쇼미'나 '언프'는 기본적으로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라 생각한다. 힙합을 다룬다고 해서 특별히 힙합적인 모습을 강조하거나 포장하지 않았다. 다만, 프로그램 틀 안에서 힙합 음악을 하는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이야기를 최대한 가감없이 보여주고자 했다. 이를 통해 힙합 뮤지션들의 애티튜드나 그들의 음악이 시청자들에게 생생하게 전달된 것 같고, 이들의 가공되지 않은 매력에 시청자들이 열광하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힙합 프로그램의 인기로 인해 지상파·종편도 구미를 당겨했던 것도 사실. 하지만 힙합 특유의 거친 느낌과 날것의 느낌은 심의에 조금은 더 자유로운 듯한 Mnet의 플랫폼을 통한 표현이 조화를 이룬 것 역시 주효했던 것 같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이제 JTBC도 새로운 힙합 프로 '힙합의 민족'을 오는 4월초 방영을 목표로 제작중이다. MC스나이퍼, 피타입, 치타, 그리고 MC 신동엽과 산이 등의 화려한 출연진은 이미 공개된 상황. JTBC가 새롭게 선보이는 해당 힙합 프로가 Mnet의 힙합 철옹성을 무너뜨릴 수 있을지 그 결과가 주목된다. / gat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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