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3월 15일은 '유아인 데이'였다. 이날 열린 시상식에서 스타일 아이콘으로 센스를 인정받는가 하면 SBS '육룡이 나르샤'에선 절정의 연기력을 터뜨렸다. 안방 시청자들 모두 유아인의 살기를 직접 피부로 느꼈다.
15일 방송된 SBS '육룡이 나르샤' 48회는 종영 2회를 앞두고 왕좌를 향해 핏빛 독주를 펼치는 이방원(유아인 분)의 이야기를 중점적으로 다뤘다. 앞서 정도전(김명민 분)을 제거한 까닭에 이방원은 거칠 것이 없었다.
그의 칼은 결국 세자 이방석(정윤석 분)에게 향했다. 살려 달라는 동생의 눈물 앞에서도 이방원은 냉정했다. "풀 오해도, 잘못한 것도 없으십니다. 세자 저하"라면서도 칼을 휘둘렸다. 그의 칼 끝에 정도전과 세자 모두 죽음을 맞이했다.
이방원의 광기 어린 욕심은 아버지 이성계(천호진 분) 앞에서도 굽혀지지 않았다. 끝까지 자신을 세자로 밀어 주지 않는다면 아버지의 목숨마저 거둘 태세였다. 아들의 폭주에 이성계 역시 칼을 겨누었지만 '의동생'인 이지란(박해수 분)의 만류에 돌아섰다.
유아인은 이날 방송 내내 압도적인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세자와 정도전의 추종 세력들을 제거할 땐 서늘할 정도로 냉정한 표정을 지었다. 이지란과 이성계 앞에서 자신의 뜻을 내비칠 땐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기도.
유아인은 이방원 그 자체였다. 한때 스승이었던 정도전과 동생인 세자를 죽이고 왕자의 난을 일으킨 것도 모자라 자신을 도와줬던 무명 세력들마저 배신하겠다는 핏빛 욕심쟁이를 완벽하게 그려냈다.
한편으로는 이방원의 두려움과 외로운 내면까지 표현했다. 자신이 믿고 따른 조영규(민성욱 분)의 환영을 마주했을 땐 "뭘 그런 걸 직접 하셨어요"라는 말에 "무휼한테 시키면 걔도 나를 떠날 것 같아서"라며 오열할 정도였다.
그야말로 유아인 판이었다. 이날 DDP에서 열린 'SIA 2016' 시상식에서 유아인은 송중기, 박보검, 지드래곤, 소녀시대, 이정재, 송승헌 등 톱스타들과 함께 스타일 아이콘 상을 받으며 어깨를 나란히했다.
하지만 '육룡이 나르샤' 막바지 촬영 때문에 시상식엔 불참했다. 그러나 오프닝은 그의 몫이었다. 세계적인 DJ 페기굴드와 함께 제작한 아트 프로젝트 '흥부' 영상으로 클래스가 다른 엔터테이너임을 입증했다. 이 영상도 유아인이니까 가능했다.
안방을 쥐락펴락한 유아인이다. 이미 시청자들은 온몸에 전율을 느꼈다. 2016년 3월 15일, 유아인 데이임이 분명했다. /comet568@osen.co.kr
[사진] '육룡이 나르샤'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