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후예’에는 멜로 이외에 독특한 사각관계가 있다.
KBS 2TV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극본 김은숙, 김원석, 연출 이응복, 백상훈, 제작 태양의 후예문화산업전문회사, NEW)에는 로맨스처럼 빛나는 송중기, 송혜교, 진구, 김지원의 관계가 흥미롭다.
일단 육군사관학교 선후배 사이인 시진과 윤명주(김지원). 깍듯해도 모자라고 명주의 아버지 윤중장(강신일)이 시진을 사윗감으로 점찍은 탓에 어색할 수도 있지만, 두 사람은 이를 농담의 소재로 삼는 고수들이다. 특히 지난 5회분에서 아버지의 배려에 시진의 귀국일이 앞당겨지자 “그러다 사위 되겠습니다”라고 말하는 명주와 “그러니 잘해야겠지. 너 나 아니었으면 나한테 시집왔다”고 능청스레 받아치는 대화는 남녀 관계지만 로맨스보단 브로맨스에 가까운 두 사람의 관계가 느껴진 장면이었다.
출신도 성격도 다르지만, 함께 한 긴 시간만큼 눈빛만으로도 통하게 된 유시진(송중기)과 서대영(진구)의 관계. 덕분에 평소 과묵하고 진지한 대영도, 시진과 함께 있을 때면 그의 농담을 능수능란하게 받아내고, 때론 역으로 놀리며 재미를 더하고 있다. 무엇보다 지난 4회분에서 상사의 명령을 불복종한 대가로 구금된 시진을 찾아가 “오늘 직속상관이 내린 모든 명령은 명예로웠습니다”라던 대영의 대사는 두 사람에게 전우애 이상의 끈끈한 감정이 흐르고 있음을 보여준 대목이었다.
과거 인턴 중, 명주가 짝사랑하던 선배를 빼앗아갔다고 생각한 강모연(송혜교). 덕분에 냉랭한 기류가 흐르던 두 사람은 우르크에서도 매번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 5회분에서 “왜 왔냐”는 시진의 물음에 모연이 들으라는 듯, “선배랑 결혼하러 왔다”고 대답, 모연의 심기를 건드린 상황이 대표적. 얼핏 보면 앙숙 같은 두 여자. 하지만 지난 6회분에서 모연은 명주에게 “몸 조심하라”고 은근히 걱정해주는가 하면 발전소 붕괴 후 환자들을 치료할 때는 명주가 솔선수범하며 모연을 배려했다. 한 사람이라도 더 살리기 위해 똘똘 뭉친 이들의 관계가 어떻게 발전될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 jmpyo@osen.co.kr
[사진] '태양의 후예'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