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극장가에는 추위에서 해동이 된 것처럼 다양한 장르의 영화들이 걸려 있다. 시대극, 스릴러, 애니메이션, 안티 히어로물, 아카데미 수상작이 이미 극장을 꽉 채우고 있고, 청춘 영화와 슈퍼히어로물, 스포츠, 타임슬립 영화까지 올 봄에는 장르도 소재도 다양한 영화들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현재 걸려 있는 영화를 살펴보면, 일제 강점기를 다룬 시대극 ‘귀향’과 ‘동주’가 작은 영화의 핸디캡을 이겨내고 흥행에서 선방을 보여줬다. 특히 ‘귀향’은 국민의 성원으로 개봉한 것은 물론 300만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귀감이 되고 있다. ‘동주’ 역시 영화의 힘으로 역주행에 성공했다.
여기에 감성 스릴러 ‘널 기다리며’, 애니메이션 ‘주토피아’, 안티 히어로물 ‘데드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성을 인정받은 ‘스포트라이트’까지 관객들에게는 소위 영화를 골라보는 맛이 생겼다. 앞으로 쏟아질 타임슬립 소재의 감성 스릴러 ‘시간이탈자’(4월 13일 개봉)를 비롯해 지수, 수호(엑소), 류준열, 김희찬 등 대세들의 청춘영화 ‘글로리데이’(24일 개봉), 슈퍼히어로물 ‘배트맨 V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24일 개봉)과 ‘캡틴 아메리카: 시빌워’(4월 28일 개봉), ‘청룡’ 여우들의 저력을 보여줄 ‘해어화’(4월 13일 개봉)까지 다양성이 더욱 풍성해질 것이 예고된다.
그럼에도 현재 여러 이슈들이 맞물리면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귀향’과 ‘동주’를 제외하고 스케일이 작은 영화들이 100만 관객의 문턱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현상이 아쉬움을 자아낸다. IPTV 서비스 등 손쉽게 안방에서 영화를 접할 플랫폼이 많아지면서 영화판에서 빈부격차는 점차 심화되고 있는 것이 사실.
또한 관객은 관객 나름대로 상영관이 적어 다양한 영화가 많아도 실질적으로 영화를 선택할 수 있는 결정권은 관객에게 없다고 토로한다. 이 현상은 작은 영화를 더욱 힘겹게 한다. 천만 영화가 늘어가고 있는 동시에 100만을 넘기가 힘든 영화도 많다는 것이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 besodam@osen.co.kr
[사진] '귀향', '시간이탈자', '글로리데이'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