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은 류준열의 해가 될 것인가. 지난해 말부터 시작해 올해 초까지 사랑 받았던 tvN '응답하라 1988'의 주인공 류준열과의 작별은 시청자들에게 무척이나 큰 아쉬움으로 남았었다. 특히 '어남류'를 꿈꿨던 그의 지지자들은 왠지 모르게 '짠한' 정팔이를 그렇게 보낸다는 사실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재밌는 사실은 잠시 TV를 떠난 류준열이 스크린에서는 대활약을 벌이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말 개봉한 '로봇, 소리'를 기점으로 그는 2016년 상반기 다수의 작품에 등장해 영화 '뷰티 인사이드' 속 주인공 우진이 못지 않은 변신을 보여주고 있다.
'로봇, 소리'에서 류준열은 주인공 해관(이성민 분)의 실종된 딸 유주(채수빈 분)의 마지막 행적에 대한 실마리를 주는 그의 친구 씨없는 딸기 역을 맡았다. 씨없는 딸기는 홍대 일대에서 활동하는 인디 가수. 사실상 단역이나 다름없는 작은 역할이었지만, 류준열이 '응답하라 1988'을 통해 큰 인기를 얻으면서 분량이 늘어났다. 류준열은 이 작품에서 코믹한 캐릭터도 극에 활력을 불어 넣었다.
'로봇, 소리' 이후에도 류준열의 영화는 쏟아지고 있다. 대부분 류준열이 인기를 얻기 전 오디션을 보고 역할을 딴 작은 배역들이다. 지난 3일 개봉한 영화 '섬, 사라진 사람들'에서 류준열이 맡은 염전주인의 아들 지훈 역할도 그런 역할들 중 하나다. 극 중 악역이라고 할 수 있는 지훈은 큰 분량이 아니지만, 촌스러운 브릿지를 넣은 헤어스타일과 치아교정기를 착용한 류준열의 모습에서 변신을 엿볼 수 있었다.
'섬, 사라진 사람들'의 다음 작품이 영화 '글로리데이'다. '글로리데이'는 네 청춘 배우가 주연을 맡은 작품으로 지난해 제20회 부산국제 영화제에서도 호평을 받았다. 당시 이 영화 속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았던 인물은 엑소 수호(김준면)였다. 신인 배우들 중 그나마 이름이 가장 많이 알려진 그의 존재는 영화의 주요 관전포인트로 여겨졌다.
그러나 올해가 되면서, 수호의 이름 옆에는 류준열의 이름이 나란히 붙었다. '응답하라 1988'로 인기가 올라가면서다. '글로리데이'에서 류준열은 엄마의 잔소리에 시달리는 재주생 지공 역을 맡았다. '응답하라 1988'에서처럼 현실감 넘치는 연기를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 '글로리데이' 이후에도 작은 역할을 맡은 류준열의 모습은 '계춘할망'에서 지켜볼 수 있다. 배우 윤여정과 김고은이 주연을 맡은 이 영화에서 역시나 관객들에게 '작지만 큰 존재감'으로 재미를 줄 예정이다.
'응답하라 1988'을 기점으로 충무로에서 류준열의 위치는 사뭇 달라졌다. 드라마 이후 영화 '더 킹'의 출연을 결정한 그는 극 중 조인성의 친구 역으로 등장한다. 한층 비중이 높아진 것. 뿐만 아니라 류준열은 송강호와 유해진이 출연하는 영화 '택시운전사'에도 최근 출연을 결정했다.
이로써 류준열은 2016년, 극장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배우로 충무로를 이끌어 간다. TV를 정복하고, 다시 스크린으로 향한 그의 발걸음이 어떤 결실을 가져오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ujenej@osen.co.kr
[사진] '로봇, 소리', '섬, 사라진 사람들', '글로리데이' 스틸 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