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강한 여자가 뜬다, 송혜교·문채원·오연서
OSEN 박진영 기자
발행 2016.03.18 11: 32

지상파 드라마가 활기를 찾기 시작했다. 지난 해 주중 드라마에서 제대로 참패를 경험했던 KBS가 '태양의 후예'로 큰 재미를 보고 있는 가운데 SBS는 막장 없이 탄탄한 작품성으로 맞서고 있다. 비록 시청률적으로는 밀리고 있어도 '돌아와요 아저씨'를 향한 애청자들의 지지 역시 만만치 않은 것. 여기에 MBC까지 복수와 멜로라는 흥행 코드로 안방 공략에 나섰다. 그야말로 박터지는 수목극 전쟁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여기서 눈길을 끄는 건 세 드라마의 여주인공 캐릭터 모두 청순함을 벗어던진 일명 '센 언니'라는 점이다. 송혜교, 오연서는 물론 문채원까지, 민폐 하나 없이 당당하게 자신의 삶을 개척하고 불의에 맞서는 모습으로 안방 시청자들에게 속 시원한 매력을 선사하고 있다. 시청률이라는 수치를 떠나서 이들이 완성해내는 통통 튀는 캐릭터와 탄탄한 연기력 덕분에 매주 수요일과 목요일이 즐겁기만 하다.
◆ 수술 할 때 가장 섹시하죠, 송혜교

송혜교는 KBS '태양의 후예'로 약 3년만에 안방극장에 복귀를 했다. 2013년 SBS '그 겨울 바람이 분다'에서 뛰어난 맹인 연기로 얼굴 뿐만 아니라 연기력도 '여신급'임을 제대로 증명해낸 송혜교는 '태양의 후예'에서 특전사 유시진(송중기 분) 대위와 사랑에 빠진 의사 강모연을 연기하며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강모연 역시 여느 의학 드라마에서 볼 수 있었던 민낯에 털털함이 매력적인 흉부외과 여의사다. 솔직하고 당당한데 예쁘기까지 하다. 그래서 유시진이 첫 눈에 반한다는 설정도 이해가 간다. 또한 너무나 저돌적으로 사랑을 고백해오는 유시진에 당황해하면서도 이를 잘 받아치는 강모연의 케미스트리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두근거린다.
그런데 강모연의 진짜 매력은 지난 6회에서 제대로 발산이 됐다. 바로 우르크에 발생한 지진 현장에서 보여준 강모연의 의사로서의 대처 능력이다. 강모연은 안전하게 돌아갈 수 있는 상황에서도 다시 지진 현장으로 향했다. 사람을 살리는 의사이기 때문. 그리고 자신의 신발 구두 굽을 부러뜨리고 누구보다 열심히 현장을 뛰어다녔다. 물론 이는 유시진이 강모연의 풀린 신발끈을 묶어주는 명장면을 탄생케 하기 위한 초석이긴 하지만, 의사 강모연의 신념이나 의지를 표현하는 장면이기도 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 숏커트도 잘 어울려요, 문채원
문채원 역시 MBC 새 수목드라마 '굿바이 미스터 블랙'을 통해 약 3년만에 안방 극장에 복귀를 했다. 문채원이 이 드라마에서 맡은 역할은 태국 빈민촌 쓰레기장에 버려진 후 시장 통을 전전하며 살아온 김스완으로 거친 매력이 인상적인 캐릭터다.
문채원은 이 역할을 위해 데뷔 후 처음으로 숏커트로 파격 변신을 감행했다. 또한 말투나 행동 어느 것 하나 여성스러움이 느껴지지 않는다. 지금까지도 자신이 맡은 캐릭터를 위해서라면 어떤 변신도 두려워하지 않았던 문채원이기에 이번 김스완 역시 기대를 모으기에 충분하다. 특히나 문채원은 이진욱과 애절한 러브라인을 그려갈 예정인데, 이 과정에서 도망자 신세가 된 이진욱을 돕거나 버팀목이 되는 역할을 담당한다.
SBS '바람의 화원'을 통해 대중들에게 이름을 알린 문채원은 KBS '공주의 남자'와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 '굿닥터'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에 출연하며 연기적인 스펙트럼을 넓혀왔다. 자신이 연기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캐릭터에 끊임없이 도전하며 열정을 불태웠고, 이는 곧 흥행으로 이어졌다. 이에 문채원이 나오는 드라마는 모두 성공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문채원은 '믿고 보는 배우'로 손꼽힌다. 드라마의 흥행이 배우의 역량으로 판가름나는 것은 아니지만 작품 고르는 능력이 탁월한 문채원이기에 이번 '굿바이 미스터 블랙' 역시 기대를 모은다.
◆ 이런 코믹 연기 처음이야, 오연서
오연서는 SBS에서 처음 주연을 맡게 된 '돌아와요 아저씨'를 통해 놀라운 연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전직 보스인 한기탁(김수로 분)이 역송체험을 하게 되는 홍난 역을 연기하고 있는데, 매회 보여주는 오연서의 코믹 연기는 기대 이상,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라 시청자들을 깜짝 놀라게 하고 있다.
사실 '돌아와요 아저씨'는 '태양의 후예'와 경쟁을 하지 않았더라면 안정적인 시청률을 얻으며 흥행을 했을 작품으로 손꼽힌다. 그 정도로 작품성이 좋고, 배우들의 연기 역시 훌륭하다. 오연서와 정지훈은 매회 몸 사리지 않는 코믹 연기로 배꼽을 잡게 만드는 동시에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겠다는 의지로 뭉클한 감동을 선사한다.
특히 오연서는 강기탁의 첫사랑인 한이연 역의 이하늬와 생각지도 못했던 女女케미를 보여주고 있는데 이 또한 호응이 높은 편이다. 홍난은 후배 연기자에게 굴욕을 맛본 이연이 화장실에 쭈구리고 앉아 울자 옆에 앉아 '땡벌'을 불렀다. 이연이 마음 놓고 울수 있도록 배려를 해준 것. 또 이연의 아들이 상처 받지 않도록 선의의 거짓말을 하는 동시에 이연이 위기에 처했을 때마다 나타나 도와주는 수호천사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다. 그 과정에서 오연서는 능청스러운 빙의 연기와 듬직한 면모를 보여주며 '오연서의 재발견', '오연서가 이렇게 연기 잘하는줄 몰랐다'는 호평을 얻고 있다.  /parkjy@osen.co.kr
[사진] 드라마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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