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통 튀는 상큼함 대신, 이젠 발라드도 된다. 몽환의 감성을 가득 담아낸 레드벨벳은 그 특유의 신비로움으로 귓가를 촉촉하게 적셨다.
17일 0시 공개된 레드벨벳의 신곡 '7월 7일'은 다소 파격적이다. 곡의 전개가 아닌, 발라드로 변신한 멤버들의 도전이. 레드 콘셉트로 자리 잡은 레드벨벳이 좀 더 성숙하고 부드러운 면모가 돋보이는 벨벳으로 변신을 시도하면서 색다른 매력을 어필하는데 성공한 듯 보인다. 걱정이 많았다는 말과는 달리 레드벨벳이 표현해낼 수 있는 감성 발라드의 정점을 찍으면서 변신에 성공했다.
'7월 7일(One Of These Nights)'은 제목에서 느껴지는 것처럼 견우와 직녀 설화에서 모티브를 얻은 곡이다.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이 흐르고, 아련한 감성을 듬뿍 담아서 레드벨벳의 스타일로 풀어냈다. 그동안 주로 통통 튀는 개성 강하고, 발랄한 콘셉트를 주로 소화해왔던 만큼, 이번 발라드는 큰 도전이었다. 레드벨벳은 도전 과제를 가뿐히 넘고 다시 한 번 탄탄한 이력을 만들어냈다.
R&B 발라드 장르인 이 곡은 레드벨벳 멤버들의 하모니나 가창력이 좀 더 돋보였다. 애틋한 감성을 품은 곡의 분위기를 감성적으로 소화했다. 달콤한 사랑의 순간과 애틋한 이별, 재회에 대한 희망을 모두 녹여냈다. 하나의 탄탄한 이야기가 펼쳐지는 점이 이미 노래 잘하기로 소문난 멤버 웬디는 빛을 발했다. 웬디와 함께 멤버 슬기의 보컬도 돋보였는데, 그간 댄스곡에서 가려져 있는 멤버들의 진가가 다시 한 번 발휘된 셈이다.
'오래된 Story와 그 날에 멈춘 나. 사랑한 시간보다 더 오래 이별하는 중인걸. 은하수 너머에 아득히 먼 곳에. 하얀 우리의 기억을 건너는 나. 꿈속이라도 괜찮으니까'의 가사는 동화 같으면서도 아름답고, 특히 멤버들의 묘한 하모니가 듣기 좋다.
통통 튀는 레드와 부드러운 벨벳, 두 가지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 레드벨벳. 몽환, 신비로운 분위기에서 흐르는 레드벨벳의 감성이 더 아름답다. 데뷔 초부터 레드의 콘셉트가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벨벳의 감성 발라드 역시 이들에게 잘 맞는 옷이었다. 레드벨벳의 한 편의 동화를 만들어내는데 성공했다. /seo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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