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로 없는 극장, 여배우 스릴러로 모여라[로맨스잔혹사②]
OSEN 이소담 기자
발행 2016.03.17 06: 56

 멜로가 붐이던 때를 추억하기도 이미 너무 까마득하다. 극장가에서 멜로 영화가 없어졌다는 말을 하기 시작한지도 너무 오랜 시간이 흘렀기 때문이다. 멜로 영화의 가뭄은 몇 년째 지속되고 있다. 그나마 지난해에는 독특한 소재의 영화 ‘뷰티 인사이드’가 유일하게 멜로 영화의 갈증을 해소시키고 또 그 자존심을 세워줬다고 할 수 있겠다.
멜로 영화의 가뭄이 심각한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이유는 여배우가 전면에 나설 수 있는 장르 중 하나가 없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여배우들은 극장에서 점점 더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에 최근에는 여배우를 앞세운 스릴러 영화가 멜로의 대안인듯 추세로 떠오르고 있다.

◇시간을 달려서, 임수정
배우 임수정도 스릴러를 선택했다. 과거 그녀는 죽음도 두렵지 않을 만큼 정말 지독한 사랑을 그렸던 정통 멜로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로 안방극장에서는 안방퀸으로 통했던 바. 그 이미지가 너무 강했던 탓일까. 무려 12년이 지난 지금 ‘미안하다 사랑한다’를 뛰어넘을 작품을 만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칼을 간 임수정은 감성 스릴러 장르로 연기 변신에 나선다.
임수정이 출연하는 영화 ‘시간이탈자’(4월 13일 개봉)는 대세로 떠오른 타임슬립을 소재로 한다. 1983년과 2015년 두 시대를 배경으로 단 하나의 살인사건을 다루면서 관객들에게는 30년을 아우르는 연결고리를 찾는 재미를 선사할 전망. 특히 임수정은 1인 2역으로 다양한 매력을 선보이게 됐다.
◇예능 이미지는 잊어라, 강예원
영화를 보면서 공포를 느끼거나 불편함을 느끼는 이유는 대부분 실제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온다. 영화 ‘날,보러와요’(4월 개봉)는 이 점에서 관객들에게 긴장감을 심어줄 전망이다. 멀쩡한 사람이 납치돼 정신병원에 감금됐다는 실화를 바탕으로 했기 때문.
배우 강예원은 정신병원에 감금된 피해자 강수아 역을 맡았다. 억울함을 토로하지만 그녀가 감금되기까지 절차상 문제가 없었을 뿐더러, 대외적으로 그녀는 미쳐서 사회적으로 격리된 상태. 연기하는 배우의 입장에서 정신적인 압박감이 상당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예능을 통해 엉뚱하면서도 사랑스러운 이미지의 강예원이 스릴러 장르를 통해 강렬한 연기 변신에 나선다.
◇괴물이 된 소녀, 심은경
이미 극장에 걸려있는 영화 ‘널 기다리며’(10일 개봉)도 배우 심은경 원톱의 스릴러다. 특히 그녀는 피해자이면서 동시에 가해자가 되는 이중적인 캐릭터를 연기한다는 차별점이 있다. 순수함과 섬뜩함을 아우르는 연기는 심은경이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무엇보다 단순히 연쇄살인사건을 둘러싼 긴장감을 느끼는 것 외에도 이 영화의 또 다른 재미가 있다. 자신의 아버지를 죽인 범인을 15년 동안 기다리며 복수를 계획한 딸의 마음을, 복수에 갇혀 괴물이 되어버린 한 소녀의 사연에 집중하다 보면 눈시울을 붉히게 될 것이다. / besodam@osen.co.kr
[사진] '시간이탈자', '날,보러와요', '널 기다리며' 스틸컷, 호호호비치, SM C&C 제공,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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