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직톡톡]레드벨벳, '색' 달라서 기특한 도전
OSEN 선미경 기자
발행 2016.03.17 06: 58

비슷하게 들리는 발라드 음악일지라도, 부르는 가수에 따라, 또 그룹 콘셉트에 따라 확연하게 다른 색깔을 나타낸다. 걸그룹 레드벨벳은 몽환적 신비로움을 택했다.
아이돌 그룹이 발라드 타이틀을 내세우는 경우가 많지는 않다. 보통 강렬한 인상을 줄 수 있는 곡을 선택하거나 팀의 정체성을 담은 개성 강한 음악으로 확실히 존재감을 각인시키는 게 중요하다. 보이그룹 비투비의 경우 지난해 발라드 타이틀을 내세워 '힐링' 코드로 '발라드돌'로 자리 잡는데 성공했고, 비투비에 이어 레드벨벳이 눈에 띄는 발라드 곡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17일 0시 공개된 레드벨벳의 두 번째 미니음반 '더 벨벳'의 타이틀곡 '7월7일'은 색다른 발라드 곡이다. 장르적으로는 R&B 발라드지만, 레드벨벳 특유의 색깔을 담아내 똑같은 곡이 아닌 개성을 살려냈다. '7월7일'이라는 제목, 견우와 직녀 설화라는 로맨틱한 모티브와 달리 몽환적이고 어두운 색이 강하다. 레드벨벳의 데뷔곡 '행복'에서 놀라움을 줬던 신선함이 '7월7일'에도 잔잔하게 묻어났다.

일단 발라드 도전은 성공이다. 물론 레드벨벳이 그동안 '더 레드'의 콘셉트를 주로 해왔지만, '비 내추럴'이나 '오토매틱'으로 벨벳의 분위기도 꾸준히 시도해왔다. 이번 음반을 통해 본격적으로 서정적이고 한층 더 부드러운 벨벳의 이미지를 전면에 내세웠는데, 웬디의 강렬한 빨간머리와 달리 음악은 부드럽고 성숙한 분위기였다. 통통 튀는 소녀의 레드에서 차분한 여인으로 변신한 벨벳이다.
'7월7일'이 가장 인상적인 점은 가사에서 느껴지는 탄탄한 이야기와 아련한 감성을 레드벨벳이 훌륭하게 소화했다는 점. 잔잔하고 아련하기만 한 발라드가 아니라 신비로운 느낌이다. 평범을 완전히 비틀어서 레드벨벳만의 발라드 공식을 세운 것이다. 이 몽환적이고 신비로운 분위기가 오묘한 매력을 발휘하는데, 멤버들의 음색과 따뜻하게 어울렸다.
또 하나 주목되는 점은 보컬로서 주목받는 것이다. 웬디야 워낙 노래 잘하고, 파워풀한 보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곡을 통해서 또 주목받는 멤버는 바로 슬기다. 슬기의 음색이 이렇게 좋았나 싶었을 정도로 이번 발라드를 통해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보인다. 의외의 감성이 담긴 보컬 슬기의 발견이다.
똑같은 발라드가 아닌 또 한 번의 차별화로, 음악으로도 상반된 매력으로 오가는 대담한 변신. 그 도전에 성공한 레드벨벳이다. 차별화된 두 가지 정체성 전략으로 차근차근 성장하고 있는 레드벨벳의 부드러운 변신은 대 환영이다. /seon@osen.co.kr
[사진] S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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