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중기의 가슴 설레는 고백에 시청자의 심장이 흔들렸다. 흡사 강도 6.5을 훌쩍 넘어선 듯한 강진이 분명했다.
지난 16일 방송된 KBS 2TV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극본 김은숙 김원석, 연출 이응복 백상훈)에서는 지진으로 인해 큰 피해를 입게 된 우르크 지역에서 유시진 대위(송중기 분)와 서대영(진구) 등 태백부대와 강모연(송혜교) 등의 혜성병원 의료진의 구조 작업 모습이 그려졌다.
자신의 목숨까지 내걸고 위험천만한 현장에 앞장서 들어가 인명을 구조해냈던 유시진이나, 아수라장 같은 곳에서 빠르고 정확한 조치로 환자의 생명을 구해내는 강모연의 모습은 군인과 의사인 두 사람의 직업이 더욱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우연같은 만남, 엇갈림, 재회, 그리고 또 헤어짐 등으로 보는 이를 안타깝게 했던 두 사람은 자연재해라는 위기 상황에 직면하면서 또 한 번 서로의 마음을 확인했다.
특히 이날 압권이었던 것은 첫날의 구조활동이 끝난 어둑한 밤이었다. 구조 작업 도중에 입었던 유시진의 어깨를 치료하던 강모연은, 언제나처럼 서로 진담과 농담이 섞인 말을 주고 받으며 슬픔과 긴장감을 누그러뜨리려 했다.
"강선생이 괜찮았으면 좋겠어요, 진심으로"라고 시작, "지금 되게 예뻐요. 계속 예쁠 사람이고. 무슨짓을 해도 생각나는데, 몸도 굴리고, 애도 쓰고, 술도 마시고 다 해봤는데, 그래도 너무 보고 싶던데"라던 유시진의 고백. 이어 멈칫하는 강모연에게 "생각지도 못했던 얘깁니까. 그럼 생각해봐요. 이건 진담이니깐"라는 말로 쐐기를 박았다.
분명 강모연도 숨죽이고 이를 지켜보던 시청자들 만큼이나, 심장이 쿵쾅대고 흔들리진 않았을까. / gato@osen.co.kr
[사진] '태양의 후예'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