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 1고백, 이 정도면 ‘고백봇’이 따로 없다. 한번 하기도 힘든 고백을 만날 때마다, 그것도 진심을 다해서 마음을 전하는 송중기의 모습에 오늘도 여심은 잠 못 이뤘다.
송중기는 KBS 2TV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에서 대위 유시진 역을 맡아 열연 중이다. 유시진은 아이와 미인과 노인은 보호해야 한다는 남다른 믿음을 가진 엘리트 군인으로, 일에 대해서는 이보다 차가울 수 없을 정도로 냉철하지만 모연(송혜교 분)에 대해서는 한없이 약해지는 인물이다.
이는 특히 지난 7회 방송에서 잘 드러났다. 갑작스러운 지진에 모든 것이 무너졌고 사람들은 공황에 빠졌다. 하지만 시진과 모연은 맡은 바 본분을 다하기 위해 현장으로 나섰고, 그 순간만큼은 남자와 여자가 아니라 구조 현장의 지위자와 의사로 변신했다.
이 과정에서 두 사람의 갈등도 있었다. 고반장과 현지 노동자 중 한 명만 살릴 수밖에 없는 잔인한 상황 속에서 시진은 모연에게 선택을 강요해야 했고, 모연은 그런 그가 원망스러웠다. 모연은 좀처럼 선택하지 못하고 “이럴 때 대위님이라면 누굴 살려요?”라고 물었지만, 시진은 “그걸 왜 나한테 묻습니까. 진찰했고 진단했고 이제 결정해서 알려주면 됩니다”라며 냉정함을 유지했다.
또한 최선이 뭔지 모르겠다는 모연의 말에 “강선생이나 내가 하는 일이 최선으로 보입니까. 구조 현장에 최선이란 없습니다. 그저 해결하는 겁니다. 눈앞에 닥친 문제들을”이라며 “징징거릴 시간은 더더욱 없고 우리가 강선생한테 바라는 건 완전무결한 신의 한수가 아닙니다. 제대로 된 감기 바이러스 치료법 하나 찾지 못하는 의사의 진단, 고작 그 정도 수준의 의사가 내리는 진단이 필요한 겁니다”라며 그를 몰아붙였다.
결국 모연은 생존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더 높은 현지 노동자를 택했고, 고반장은 죽음을 맞았다. 현지 노동자의 수술을 마친 모연은 고반장과의 기억을 떠올리며 오열했고, 시진은 미안함에 멀리서 그를 지켜보기만 했다.
하지만 로맨스는 계속 됐다. 시진이 어깨에 부상을 입은 것을 본 모연은 직접 치료에 나섰고, 두 사람의 어색한 분위기 역시 호전된 것. 모연은 먼저 “나 괜찮아요”라고 입을 열며 “어설픈 위로 말고 대위님이 잘 하는 거 해주세요. 농담이요”라고 말했다. 이에 시진은 “지금 되게 예뻐요. 되게 보고 싶던데”라며 농담인 듯 진담을 털어놨다.
이어 그는 “무슨 짓을 해도 생각나던데. 몸도 굴리고 애도 쓰고 술도 마시고 다 해봤는데 그래도 너무 보고 싶던데. 생각지도 못했던 얘깁니까? 그럼 생각해봐요, 이건 진담이니까”라며 또 다시 끝이 보이지 않는 고백을 했다.
유시진은 이미 여러 차례 모연을 향한 마음을 전했던 상태. 하지만 모연은 위험한 직업을 가진 시진과의 관계에 대한 고민으로 그를 애써 외면했고, 이번 역시 확실하게 대답을 해주지 않았다. 보는 이들마저 반하게 만드는 유시진, 즉 송중기의 고백 이제 그만 받아줄 때도 되지 않았나 싶다. / jsy901104@osen.co.kr
[사진] ‘태양의 후예’ 캡처.